PK 누빈 이재명 “진정한 정치교체…다신 정치보복 안 돼”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27일 22시 06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대선을 열흘 앞둔 27일 부산·울산·경남(PK)를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영남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PK에서 ‘통합정치’를 강조하고 친노·친문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창원서 “누구 눌러 포기시키지 말라” 安 지원사격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창원 상남분수광장 유세에선 “선거때 되면 서로 합치고, 누굴 눌러 포기시키지 말고 국민이 투표해서 과반을 못 넘으면 둘이서 한번 더 해서 자연스럽게 합종연횡하고 연합정부를 만들게 할 수 있는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다른 나라는 다 하는데 우린 왜 안 하느냐”며 “우리도 이번에 확실하게 결선투표 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앞으로 새롭게 생길 대통합 정부가 확실하게 국민 내각 그리고 통합정부를 만들어 국민을 위해 정치가 복무하는 새로운 정치, 진정한 정치교체를 확실히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송영길 대표가 발표한 정치개혁안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며 소수 정당에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여기에 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화 협상 전말까지 공개하며 압박에 들어간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를 우회 지원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또 “펀드 사기 같은 게 걸리면 아주 그냥 뼈도 못 추리게 깔끔하게 정리해버려야 한다”며 “금융 부정부패를 조사하는 금융감독인력을 20배로 늘리겠다. 싸그리 조사해서 아예 부정거래, 펀드사기, 주가조가을 한번 하면 미국처렴 징역 80년을 살아서 다시는 밖에 못 나가게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논란을 에둘러 저격한 셈이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 긴급 금융 구제 ▲첫 주택구입자 주택담보인정비율(LTV) 90%, 청년 전용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서민금융 부담 경감 ▲국민상생은행 설립 등을 골자로 한 ‘긴급금융구제 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1조원 다 먹은 부산 LCT 잘했냐, 대장동이 잘했냐”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 집중 유세에선 부산 LCT(엘시티) 비리를 거론하며 대장동 의혹에 방어선을 쳤다.

그는 “부산 LCT를 그냥 허가해줘서 부산도시공사가 갖고 있던 땅을 원가로 팔아서 그 사람들이 100% 1조원을 그냥 공짜로 먹었지 않나”라며 “그렇게 했던 집단이, 내가 민간개발을 못하게 하고 악착같이 공공개발을 해서 회수해 70%, 5800억원을 뺏었더니 그걸 나눠먹은 집단들이 나보고 왜 다 못 지켰냐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LCT를 잘했느냐, 대장동 개발을 잘했느냐”라며 “이런 후안무치하고 적반하장을 일삼는 마인드로 국가권력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자신의 남부 수도권 공약을 언급하며 “부산도 새로운 기회를 가져야 한다. 메가시티 중 경북·대구·PK·전남·광주를 다 묶어서 남부지역에 새로운 수도권을 하나 만들자”며 “(동의하면) 그러면 팍팍 찍어달라.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면 다 가능한 일”이라고 지역 민심에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文사저’ 양산서 “복 받은 곳…아픈 기억 반복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가 위치한 양산 유세에선 “이곳이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훌륭하게 직무를 완수하고 돌아오실 곳이다. 여러분 복 받으셨다. 그러나 다시는 아픈기억을 만들지 말자”며 “다시는 정치보복으로 누군가를 슬프게 하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집권 후 문재인 정부 적폐수사’ 발언을 맹비난하며 친문 지지층에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또 유세 무대를 에워싼 인파 속에서 ‘노무현정신 계승연대’ 깃발을 알아본 뒤 “노란색을 보니까 반갑다”고 했다. 이어 봉하마을에 갔던 일을 거론하며 “권양숙 여사가 ‘자기 젊을 때 남편을 너무 닮았다’는 말씀을 하시더라”며 “내가 어떻게 그분을 닮을 수 있겠느냐. 아마 권 여사가 보니까 (내가) 참 불쌍해보여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긴 하다”고 했다.

아울러 여당 주도로 코로나19 피해지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과시킨 성과를 부각시키며 “(소상공인에) 300만원씩 지원하는 걸 (야당은) 매표행위라고 흉을 보고 그러더니 뒤로는 ‘우리가 했다’고 문자를 돌리고 있더라”며 “급했던지 자기가 당선되면 1000만원을 주겠다고 하던데 아니, 있을 때 하시라”고 꼬집었다.

◆울산 노동자벨트 구애 “동문 여기 뿐…디비질거죠”

중화학공업단지가 위치해 노동자가 많은 울산에선 ‘소년공’ 출신으로 공감대를 드러내며 지지를 호소했다. “나는 초등학교를 마치고 (성남) 공장을 갔기 때문에 동문이라고는 여기밖에 없다”며 “우리나라처럼 학연, 지연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중·고교 동문이 정말 도움이 되지 않느냐. 울산도 디비질거죠(‘뒤집힐거죠’의 동남방언)”라고 말했다.

이어 “왜 ‘근로’라고 하느냐, 근로는 ‘(일제시대) 황국신민이 천황을 위해 신성하게 노동하자, 근로해주자’고 해서 근로정신대라는 말이 생긴 것”이라며 “일본은 패전 후에 노동기준법이라고 (법)이름을 바꿨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근로기준법”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의 ‘한미일 동맹’ 발언 논란을 거론하며 “자위대가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라고 (윤 후보가) 해서 내가 그 얘기(지적)했더니 나보고 허위사실 공표했다고 고발하겠다고 겁을 주더라”며 “없는 사실도 막 만들 수 있다는 검찰의 자긍심, 자부심, 자신감인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후보는 28일에는 대구·경북(TK) 집중유세를 통해 영남권에서 지지세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서울·창원·부산·양산·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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