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3일 “선거에선 고개를 드는 순간 진다는 말이 있다. 지금 단일화를 한 게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공동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정권교체가 가장 중요하다. 겸허하게 노력하고 국민에게 다가가서 호소해야 선거 승리가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또한 “제가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국민의힘을 보다 실용적인 중도적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일부 작은 기득권 세력만 보호하는 그런 옛날 정당으로는 정권교체를 하더라도 다시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선거 직후 합당하면 ‘다당제’라는 소신에 반한다는 지적에 “다당제라는 제 소신을 분명히 밝힌다”면서도 “‘87체제’ 양당제가 민주화도 하고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끌고 오며 나름의 역할을 했지만 한계에 부딪혔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거대양당만 존재한다. 중대선거구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바꿔야 한다. 대통령투표에 결선투표제가 필요하다”며 “우선 헌법재판소 판결부터 얻는 것이 순서다. 만약 위헌 소지가 없다면 바로 선거법을 통과시켜 다음 대선부터는 이런 단일화가 필요 없는 더 바람직한 대통령 선거제도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도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민주당이 이야기한 다당제 기반이 되는 국회의원 선거구제, 대통령제, 권력 구조를 함께 합의해 진행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모욕적 표현을 했다는 지적에 “저는 관심 없는 이야기엔 귀를 안 기울인다.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른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여론조사 단일화’가 아닌 조건 없는 사퇴를 택한 것과 관련해 “여론조사가 가능한 시간이 이제 지났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며 “정치를 시작한 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오늘 아마 제 결심에 따라서 실망한 분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제3당으로 계속 존속하면서 열심히 투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그분들에게 죄송하다.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실행력을 증명해 그분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단일화 성사 과정에 대해 “안 후보와 국민의당 관계자분들에게 제3지대의 원칙과 소신으로 중요하고 정치적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정계에 투신해 닦은 경륜으로 국민의힘과 저와 힘을 합쳐서 국민의힘의 철학과 가치에 폭을 좀 넓혀주고 함께 새로운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함께 노력해보자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 그동안 해왔던 정치 활동과 본인의 철학이 금방 이렇게 방향을 전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달 27일에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했던 것도 안 후보가 그동안 제3지대에서의 소신, 정치 활동 소신을 지지해준 많은 분들의 헌신과 감사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합당 시점과 관련 “안철수와 윤석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사실상 하나가 됐다”며 “누가 누구에게 사과하고 누가 누구로부터 사과를 받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미래로 가는 그 생각만 머리에 차 있다. (합당은) 승리의 대선을 이끌어내고 대선 직후에 신속하게 합당 절차를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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