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시 육안 점검으로 도관의 미세한 구멍 발견못해
공군, 모든 F-5 기체 특별점검에 ‘뒷북대책’ 비판도
동체 착륙한 F-35A 사고원인은 독수리와의 ‘조류 충돌’
1월 11일 비행임무 중 추락한 F-5E 전투기의 사고원인은 엔진내 연료도관의 미세한 구멍에서 연료가 새면서 발생한 화재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은 3일 사고기의 잔해를 조사한 결과 우측엔진의 연료 도관에서 머리카락 굵기 크기의 구멍 2개가 발견됐고, 이 틈으로 연료가 누설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륙 직후 유출된 연료 때문에 엔진 내부에 발생한 화재가 수평꼬리날개를 작동시키는 케이블까지 번지면서 기체가 상승·하강기동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당시 사고기는 이륙한지 약 54초만에 엔진 화재경고등이 울렸고, 조종불능 상태에 빠진 뒤 2분 24초만에 경기 화성시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사고로 순직한 심정민 소령이 민가를 피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비상탈출을 시도하지 않은 사실도 조사결과 공식 확인됐다고 공군은 전했다.
공군 관계자는 “과학적 판단은 어렵지만 부식 등으로 인해 (연료도관에) 구멍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통상 비행 전후로 이뤄지는 정비는 육안으로 이뤄져 엔진 안쪽의 연료도관의 이상유무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해당 연료도관은 4년 전 사고기의 주기검사 당시에 교체됐다고 한다. F-5 기종은 600시간마다 주기검사로 엔진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있으며 사고기는 마지막 주기검사를 받은지 500여 시간이 지난 상태였다. 공군 관계자는 “F-5E 기종의 연료도관에 구멍이 나 추락사고가 난 건 처음”이라며 “모든 F-5 항공기에 대해 안전상태 점검 및 연료도관을 특별점검한 뒤 순차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입한지 40년이 다된 노후 전투기에 대한 정비 소홀이 사고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종사 출신의 공군 관계자는 “F-5 기종에 대한 상시적 정밀점검과 노후기체의 조기 퇴역, 후속 기종의 도입 등 근본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군은 1월 4일 비행훈련 중 랜딩기어(착륙장치) 고장 등 기체 이상으로 활주로에 비상착륙한 F-35A 스텔스전투기 사고는 10kg 무게의 독수리가 기체의 공기흡입구로 빨려 들어가 기체 격벽을 뚫고 무장적재실 내부의 조종·항전계통 배선을 망가뜨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F-35A 운용국에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발생한 첫 사례라고 공군은 전했다.
공군은 “모든 조종사와 정비사를 대상으로 유사 상황 재발시 안전한 처치를 위해 조사 결과 전반에 대해 교육을 시행하고, F-35A의 비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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