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安 “공동정부 구성, 선거 뒤 합당”…安 향후 역할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일 19시 58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3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며 ‘국민통합정부’ 구성을 약속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공동선언문에 “국민통합정부는 대통령이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아닐 것”이라며 “국민께 약속드린 국정 파트너와 함께 국정운영을 해 나가겠다”고 명시했다. 이 때문에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게 될 경우 출범할 안 후보와의 공동정부는 1997년 대통령과 책임총리를 나눠맡았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공동 인수위 구성까지 합의한 ‘尹-安 연대’
두 후보가 이날 오전 8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공동선언문 초안의 주요 내용은 안 후보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안을 전달받은 윤 후보는 수정 없이 그대로 수용했다고 한다. 안 후보의 요구조건이 사실상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뜻이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라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 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상호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국민통합정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미래 △개혁 △실용 △방역 △통합 등 5개 키워드를 제시했다.

두 사람은 특히 “협치와 협업의 원칙 하에 국민께 약속드린 국정 파트너와 함께 국정운영을 해 나가겠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합께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자신에 대한 지지를 밝히며 이날 후보직을 사퇴한 안 후보를 ‘국정 파트너’라고 명명한 것이다.

앞서 ‘DJP 연합’으로 집권에 성공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에게 국무총리와 6개 장관직을 배분했지만 각종 정책에서 불협화음을 빚으며 결별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 같은 ‘자리 나누기식’ 공동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공동 인수위를 구성해 국정과제 선정부터 함께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이날 “함께 인수위에서 논의하면 더 좋은 안이 만들어지는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 인수위원장, 입각, 당권 도전 모두 열어놓은 安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손을 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손을 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후보가 이날 안 후보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하면서 안 후보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두 후보는 공동선언문에 “(집권 시)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인사들까지 포함해 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등용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야권에선 윤 후보 당선 시 안 후보가 공동 인수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지금 예측하긴 어렵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집권 시) 국정 파트너와 함께 국정운영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무총리 등으로 입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두 후보가 공동정부의 대주주”라며 “한 명이 대통령이 되면, 다른 한 명은 총리가 될지 다른 영역일지는 두 분이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의 정신의 취지는 안 후보가 하겠다는 건 다 수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안 후보는 향후 자신의 역할에 대해 “우선 선거에서 이겨 정권교체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단일화를 한 게 선거 승리했다는 말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두 사람은 이날 선거 후 즉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통합 정당에 당권 도전까지 시사하면서 모든 선택지를 열어 놨다. 안 후보는 각종 선거에서 “네 번째 철수했다”는 비판을 감수하고 윤 후보와 손을 잡았다. 그런 만큼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번에는 ‘정치적 과실’을 놓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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