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마지막 날이자 대선을 앞둔 마지막 토요일인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수도권에서 격돌했다.
이 후보는 이날 하남, 성남, 용인, 오산, 평택, 시흥 등 경기 지역 6곳을 돌며 민심 공략에 나섰다. 그는 자신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하는 등 경기도에서 정치적 기반을 닦아온 것을 강조하면서 “성남시민 여러분과 경기도민 여러분이 이재명의 증인 아닌가”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성남 유세에서 자신을 ‘양지마을 주민’으로 소개한 이 후보는 “성남시민이 ‘이재명의 정책을 써보니 진짜 괜찮다’는 리뷰를 썼다”며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한번 (저를) 써보자, 이렇게 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유세 도중 2000여 명이 넘는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표시를 하면서 지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남 유세에서는 “선거는 결국 간절하게 승리를 꿈꾸는 사람의 몫 아닌가”라며 “2002년(대선 당시)에 가진 그 간절함, 절박함으로 (그것을) 강력한 승리의 무기로 삼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보, 아마추어에게 국정 연습을 하게 할 것인가, 검증된 실력을 갖춘 프로에게 국가 경영을 맡기겠나”라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시흥 유세에서는 “가진 것도 배경도 없는 이재명이 국민의 힘에 의해서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국민이 갈 길을 정해주리라 확신한다”며 “우린 이긴다, 국민이 이긴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를 언급하며 “상황이 변했든 말든 정치개혁을 통한 정치교체의 꿈, 통합의 정신과 통합의 정부, 이 꿈은 이재명이 확실하게 이뤄내겠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평택 유세에서는 “조그마한 계모임에서도 계주가 엉망이고, 책임감 없고, 불성실하고, 무능하고, 사납고, 막 거칠고, 이러면 모임이 되겠나”라며 “리더만 능력 있고, 책임감 있고, 성실하고, 용기있고, 추진력 있고,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있고, 우리 국정을 자세히 파악하고, 제대로 하는 경험과 경력이 있으면 이 나라가 얼마나 좋아지겠나”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을 규탄하는 한편 평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하남 유세에서 “북한의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규탄한다”며 “하필 투표하는 날에, 어딘가에서 재난으로 고통받는 시기에 이러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 선조를 같이하는 하나의 민족으로서 각성해주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충북 제천과 충주를 지나 경기도로 넘어온 윤 후보는 여주와 이천, 광주, 남양주를 거쳐 서울 광진과 노원에서 유세를 펼쳤다.
특히 정권교체를 기치로 단일화를 이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첫 공동 유세를 통해 외연과 가치 확장을 통한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제천과 충주에서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고리로 민주당 내 ‘586 운동권 세력’을 비판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윤 후보는 “이들의 돈에 대한 욕심, 벼슬에 대한 욕심은 말도 못한다”며 “국민을 이렇게 봉으로 아는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정치 개혁을 하겠다고 하는 게 얼마나 뻔뻔하고 기가 찰 노릇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하면서 저지른 비리가 한두 개인가. 저런 사람을 대선 후보로 뽑은 저 민주당은 또 뭔가”라고 이 후보를 직격하면서 “썩은 사람들은 썩은 사람을 좋아한다. 약점 많은 사람은 약점 많은 사람을 좋아한다”고 민주당과 싸잡아 비판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안보·코로나19 방역 등 전반적인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 후보의 ‘본진’인 경기도 4개 도시를 돌며 이 후보 슬로건인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을 타깃 삼아 비판 수위를 높였다.
윤 후보는 경기 이천에서 “위기에 강하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지금 경제 위기라는 얘기인가”라며 “그럼 이 위기는 누가 만든 건가. 민주당 정권이 위기를 만들어서 이 후보가 위기에 강하다면 정권을 내놔야지, 다시 집권하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이와 함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민주당 정권을 연장시키려는 행위라면서, 북한을 향해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이 후보를 비판했다.
윤 후보는 경기 이천과 서울 광진구 유세에서 안 대표의 지원사격을 받았다. 흰색 패딩에 국민의당 당색인 주황색 목도리를 맨 안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구호를 이렇게 바꾸시죠”라며 “윤석열”이라고 외쳤다. 지지자들은 “윤석열”이라고 후창했다.
광진구 유세에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함께했다. 이 대표와 안 대표가 유세차 위에서 대화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윤 후보를 가운데 두고 세 사람이 손을 맞잡자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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