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을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10일 임명하기로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까지 최소 1주일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핵심 측근인 장 의원을 우선 임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윤 당선인이 이미 장 의원에게 비서실장직을 맡아달라고 했다”며 “정권 인수 준비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앞서 장 의원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되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빚자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아무런 직책을 맡지 않았다.
하지만 장 의원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윤 당선인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물밑 조율을 맡아 전격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데 일조했다. 장 의원은 단일화 과정에서 카운터 파트 역할을 했던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과 앞으로 인수위 구성을 놓고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5년 만의 정권 교체가 이뤄진 첫 날부터 핵심 역할을 맡아갈 인사들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윤석열 시대’를 이끌어 갈 인사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정부를 보면 대선 기간부터 후보와 함께한 이들이 새로운 권력의 주춧돌이 될 개연성이 크다.
윤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선거대책본부 그룹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등이 포함된 국민의힘 그룹 △검찰 인맥 중심으로 이뤄진 서초동 그룹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구여권 그룹 △전문가 그룹 등으로 세분화된다.
● ‘윤핵관’에 다시 힘 실릴 듯
당 안팎에선 올해 초 선거대책위원회 전면 쇄신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던 ‘윤핵관’ 3인방이 다시 전면에 등장해 인수위 구성부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야권 단일화 과정을 이끌어낸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은 윤 당선인이 10일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사실상 인수위 구성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윤 당선인에게 수시로 정무적 조언을 해온 권성동 의원(4선·강원 강릉) 역시 법무부 장관 등으로 입각하거나 집권 여당 첫 원내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윤한홍 의원(재선·경남 창원 마산회원)도 두터운 신임을 받아 당청간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원내 핵심 당직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핵관과 대립각을 세워왔던 이준석 대표의 향후 역할도 주목된다. 한때 선대위 당무 거부 등으로 윤 당선인과 갈등을 빚었지만 선거대책본부 복귀 이후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또 호남 공략 선봉에 서며 윤 당선인의 외연 확장에 기여해 6월 지방선거까지도 이 대표 체제로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 선대본과 당 조직 핵심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2012년 대선 당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경험을 토대로 선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윤석열 정부 첫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권 의원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권 본부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차기 정부 첫 국가정보원장으로 윤석열 정부에 참여할 수도 있다.
당내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파고들며 여론을 주도했다. 이에 행정안전부 장관 등 입각 1순위로 거론된다. 경찰 출신인 윤재옥 상황실장과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도 윤 당선인의 신임을 얻고 있다. 검찰 출신인 박민식 전략기획실장 역시 윤 당선인과 막역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터라 지방선거 출마 또는 청와대행이 점쳐진다.
후보 비서실의 이상민 정무위원(법무법인 김장리 대표), 이상휘 기획실장, 윤석대 정책위원은 여러 현안에 대해 정무적인 보좌를 수행했다. 윤 당선인을 정치 입문 시절부터 도운 이상록 최지현 대변인과 김성현 전 보좌관, 황성민 전 경기도서울사무소장 등은 청와대 합류 대상으로 거론된다. 김승희 홍보본부 기획단장도 경선 캠프부터 활약했다. 당직자 출신으로는 함경우 공보부단장이 경선 초반부터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결집시켜 지지세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정치권 그룹
국민의힘 내에선 김기현 원내대표, 정진석 국회부의장, 주호영 의원 등이 윤 당선인을 적극 지원했다. 검찰 출신인 정점식 유상범 의원을 비롯해 외교안보 분야에선 박진 조태용 의원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친박(친박근혜) 윤상현 의원도 야권 단일화에 기여했고, 법조 인맥으로 얽힌 나경원 전 의원도 윤 당선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김한길 전 새시대준비위원장 등 구여권 출신과도 긴밀하게 소통해왔다. 이용호 의원(재선·전북 남원-임실-순창)과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이 대표적인 탈(脫)민주계 인사로 꼽힌다.
● 전문가 그룹
전문가 그룹의 핵심 측근으로는 ‘55년 지기’ 이철우 연세대 교수와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 등이 꼽힌다. 윤 당선인과 충암고, 서울대 법대 동기인 판사 출신 신용락 변호사도 지근거리에서 윤 당선인을 도왔다.
박근혜 정부에 몸담았던 강석훈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후보 비서실에서 정책을 총괄했고, 김현숙 전 대통령고용복지수석비서관은 저출생·보육 분야 정책을 개발했다.
이 밖에도 경제 정책을 총괄한 김소영 서울대 교수와 국토교통 분야를 맡았던 김경환 서강대 교수, 복지정책을 설계한 안상훈 서울대 교수 등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윤 당선인 정치 입문 초반 캠프를 총괄했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도 경제부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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