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9일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정확히 5년 만에 ‘탄핵의 늪’을 극복하고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권 승리를 두고 “(정권교체) 10년 주기설이라는 통념과 징크스를 깼다”고 밝혔다. ‘10년 주기설’은 보수와 진보 정권이 10년 주기로 바뀐다는 주장이 담긴 가설이다.
5월10일 정권 이양 후 출발하는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신(新)여권의 다음 시험대는 83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가 될 전망이다. 역대 최소 표차로 아슬아슬하게 대선 승리를 얻어낸 만큼, 지방선거에서 성적표가 좋지 않다면 임기 초반부터 국정운영의 동력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
6월1일 지방선거 승리가 진짜 정권교체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 승리를 계기로 ‘탄핵 책임론’ 공방의 악순환을 탈출해 재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6년 총선부터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으로 이어진 4연패 사슬을 마침내 끊어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정권 탈환에 성공했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10일 해단식에서 “여소야대 상황임을 인식하고, 윤 당선인이 강조한 협치의 틀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까스로 정권 탈환을 이뤄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윤석열 여권’의 국정 동력을 뒷받침할 여의도 국회 권력지형은 여전히 172석이라는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영향권 아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반대하는 민심을 확인했다’며 새 정부의 주요 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권 교체 후 한 달도 채 안되 열리는 지방선거를 압승해야 그나마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을 확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이날 BBS 인터뷰에서 “(대선) 압승을 했다면 지방선거에서도 압승이 기대될 텐데, 박빙의 신승이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예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은 ‘첩첩산중’
다가오는 지방선거 역시 대선 선거운동을 이끈 이 대표 체제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정권교체 바람’에 불을 지펴 지선에서도 승리한다면 윤 정부의 초반 국정운영이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이 172석의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고 광역·기초단체장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신속한 합당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과 정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대선 종료 이후 1주일 이내로 합당 실무절차를 마무리 해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의 국민의힘 내에서의 정치활동이 지방선거 등에서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양당은 조만간 수임기구를 구성해 합당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결렬된 협상의 연장선에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선거과정에서 지도부가 공언한 ‘1주일 내의 빠른 합당’이 실제로 가능할지에 대해선 회의론도 있다. 무엇보다 정계 ‘앙숙’인 이 대표와 안 대표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지방선거 공천 논의도 이날 사의를 표명한 국민의힘 권영세 사무총장의 후임이 내주 지명되는대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이 대표가 취임한 뒤 첫 사무총장이었던 한기호 의원의 복귀가 유력하다. 양당 간에 지명직 최고위원 등 당권 분배,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방안 등을 놓고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 야권 관계자는 “양측의 지분싸움이 부각될수록 윤석열 정부 초반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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