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정부 5년의 밑그림을 그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폐지와 권한 축소를 골자로 한 ‘광화문 대통령’을 천명한 만큼 인수위에는 ‘광화문 이전 특위’가 설치될 전망이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할 때 광화문에서 집무를 볼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은 인수위에 ‘광화문 청사 이전 특위’를 설치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광화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정치 입문 단계부터 공언한 화두다. 그는 지난해 6월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문재인 정권을 향해 “권력을 사유화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4일 발간한 정책공약집에도 청와대를 해체하고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이전할 것을 명시했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를 ‘왕조시대 구중궁궐’의 축소판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민정수석실,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전격 폐지하고 청와대 근무 인력을 기존의 70% 수준으로 줄이는 ‘조직 슬림화’ 공약도 이같은 인식에 근거했다.
다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경호 관련 법률과 필수 부대시설, 예산 등 검토할 사항이 많은 데다 국민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첨예한 문제인 만큼, 국민의힘은 인수위에 특위를 설치해 서둘러 관련 작업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선인은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고 광화문에서 업무를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당선인이 직접 관련 작업을 준비할 조직 설치를 주문한 만큼 우선적으로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직인수위 구성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가급적 이번 주말까지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주요 인선에 대한 구상을 끝마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원장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위원장에는 권영세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수위 지도부와 대변인 등 필수 인선은 이르면 주말, 늦으면 다음주 초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24명의 인수위원 명단까지 추려지면 2~3주 내에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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