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윤석열]첫 일성 통해 국민통합-협치 강조
“권력에 굴하지 않는 소신 선택받아…대장동 얘기 오늘은 안하는게 좋아”
“당의 사무-정치엔 관여할수 없어”…수직적 당청관계 개선 의지 피력
“도와주기 힘들다” 뼈있는 농담도
“北의 불법-불합리 단호하게 대응…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 두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일성은 ‘국민통합’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20대 대선 결과 불과 24만7077표(0.73%) 차이로 승패가 갈리면서 두 동강이 난 민심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윤 당선인의 고심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10일 오전 4시 반경 당선을 확정지은 직후 “모두 힘을 합쳐서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며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尹 “여소야대는 민주주의 성숙할 기회”
윤 당선인은 범여권이 국회에서 180석 가까이 점한 상황에서 정권교체를 이뤘다. 그런 만큼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려면 극단의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민주국가에서 여소야대라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정치가 훨씬 성숙돼 갈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 “어느 당이 대통령, 행정부를 맡고 다른 당이 의회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 크게 이상하지 않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 일하러 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믿는다”고 했다.
그는 “현 정부와 잘 협조해서 국민들께 불편 없이 정부 조직을 인수하겠다”며 “계속 이어서 지속적으로 해야 할 과제들은 그렇게 (이어서) 관리하고, 또 새롭게 변화를 줘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권교체에 성공했지만 전 정부 정책을 무조건 백지화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현 여권으로부터 선거 기간 동안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공격받았던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 尹 “부정부패 내 편 네 편 없이 엄단”
윤 당선인은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부정부패에 대해선 진영을 따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민들께서는 26년간 공정과 정의를 위해 어떠한 권력에도 굴하지 않았던 저의 소신에 희망을 걸고 저를 이 자리에 세우셨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는 내 편 네 편 가릴 것 없이 국민 편에서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 기간 동안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맹공을 퍼부었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 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에는 “대장동 얘기는 오늘은 좀 안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모든 문제는 시스템에 의해 가야 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문제에 대해선 “코로나 관련 경제, 방역, 보건, 의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 조직을 구성할 생각”이라며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팬데믹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제도 개혁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정책에 대해선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선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화하되 남북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둘 것”이라고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또 “대한민국을 국제사회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외교무대에 데뷔하게 되는 각오를 밝혔다.
○ 새로운 당청(黨靑) 관계 강조
국회의원 ‘0선’으로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된 윤 당선인은 수직적 당청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이제 정부를 인수하게 되면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정부가 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된 저는 모든 공무를 지휘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당의 사무와 정치에는 관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역대 정권마다 총선 공천 등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당청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은 “여러분께서 저를 많이 도와주셔야 한다”며 “저는 여러분들을 도와드리기 쉽지 않다”고 뼈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당선인이 강조한 협치의 틀을 당에서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고, 김기현 원내대표도 “단순하게 5년 (임기가) 끝나고 나면 또다시 심판의 대상이 되는 그런 정부가 아니라 5년 지나고 나서도 사랑받는 정부, 성공한 윤석열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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