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11일 대선 투표 전후 심상정 후보에게 후원금 12억원이 들어온 데 대해 “심상정 3번을 마음으로 찍고 싶었는데 혹시 ‘심상정 찍으면 1번이 된다, 2번이 된다’고 해서 소신대로 찍어주지 못한 미안함이 후원금으로 모인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여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정의당 지지자들이 예를 들면 심상정 찍을 사람이 주로 이재명 쪽으로 많이 옮겨갔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제가 지역을 쭉 다니면서 보면 이번에 워낙 비호감 선거였지 않느냐. 그래서 심상정 찍을 사람들이 양 진영이 대결되다 보니까 (이재명) 이쪽으로 더 많이 갔다”며 “그래서 그런 분들의 미안한 마음이 후원금에 담겨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찍고 싶어서 찍은 게 아니라 (다른) 누가 미워서 찍은 선거란 말인가’라고 묻자, 여 대표는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서, 덜 나쁜 사람 뽑기 위해서 이렇게 대결이 된 것”이라고 답했다.
정의당의 향후 진로에 대해선 “지난번에 조국 사태 때부터 정의당이 참 최고로 제가 듣기 싫은 소리가 2중대 소리”라며 “되게 좀 비아냥거리는 소리이기도 하고 되게 좀 모멸감을 느끼는 소리이기도 한데 제가 작년 3월에 당대표로 올라와서 우리 당의 그런 독자적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것 여기에 사실 많이 주력을 좀 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라는 건 늘 어떤 공동의 가치를 갖고 연대도 하고 협력도 하고 하는 것”이라면서도 “이제 정의당이 진보 정당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독자적으로 분명하게 더 채워나가야 한다. 아직은 부족하다”고 했다.
정권교체로 보수 정부가 들어선 가운데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과의 공조에 문을 열어두면서도 거야(巨野)에 종속되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의당은 대선 전후 후원금이 쇄도했다고 전한 바 있다. 심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 해단식에서 “득표율을 넘어서 밤새 정의당에 12억 원의 후원금을 쏟아준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시민들의 마음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