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1일 영화 ‘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 일부 내용을 언급했다. 이륙한 후 추락 위기에 빠진 여객기를 출발지가 아닌 강에 비상착륙 시킨 기장을 대상으로 한 항공 당국의 조사 내용이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 불거진 ‘성별 갈라치기’ 책임론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 라구아디아로 바로 회항해서 착륙시도하지 않았습니까’ ‘시도했으면 됐을 겁니다’ ‘시뮬레이터로 테스트했습니다’ 등 영화 속 대사를 적었다. 그러면서 “보통 조종석에 앉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대선 세대·지역별 지지율에서 ‘이대녀’(20대 여성)의 표심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결집했고, 호남에서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이준석 책임론’을 꺼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이준석 대표의 2030, 특히 이대남과 이대녀, 20대 여성들을 갈라치는 식의 행태는 정치권에서 추방해야 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이 대표의 책임을 준엄하게 물어야 된다”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이어 “넉넉하게 이길 수 있는 걸 간신히 이긴 거고 선거가 하루 또는 이틀만 길었어도 질 선거가 된 것”이라며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강화 등을 올리는 것은 사고가 정상이 아니다. 그리고 국제 망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젠더 문제에 대한 접근법에 패착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론 조금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 어쨌든 20대 특히 30대 초반 여성들에게 좀 더 소프트하게 접근하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는가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이 대표를 향한 비판글과 옹호글이 뒤엉킨 상태다. 이들은 “이대남·이대녀 갈라치기, 분탕질만 했다”, “젠더 갈라치기로 지지율 대폭 떨어트렸다” 등 지적했다. 반면 “이겼는데 왜 대표가 책임지냐”, “2030세대가 보수에게 표를 준 것은 이 대표 덕분” 등의 반박도 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2년 전인 21대 총선과 이번 20대 대선 연령·성별 지지율을 비교해 올렸다. 그는 “전 연령·성별에서 수치가 개선됐지만 전국단위 선거에서는 박빙승리였다. 지방선거때는 더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2030 여성들은 이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창에는 “2번 뽑은 20대 여자들은 이 대표가 잘해서 뽑은 게 아니라 다른 이유에서 뽑은 거다” “20대 여성들은 혐오와 갈라치기를 지지하지 않는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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