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0대 대선 표심에서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이대남(20대 남성) 공략’ 전략에 대해 2030세대 여성들의 반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5선 중진인 서병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다시 들여다보자”며 “차별, 혐오, 배제로 젠더의 차이를 가를 게 아니라 함께 헤쳐 나갈 길을 제시하는 게 옳은 정치”라고 했다.
9일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조은희 의원도 전날 라디오에서 “여가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서 제대로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라며 윤 당선인의 공약과 정반대되는 주장을 내놨다.
이 대표는 즉각 조 의원의 주장이 담긴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야당이 아니다. 당선자의 공약을 직접 비판하지는 마라. 바로 혼란이 온다”고 맞섰다. 윤 당선인 주변 인사들도 대표 공약을 쉽게 뒤집어서는 안 된다고 가세했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적으로 당시 후보자가 결단한 것”이라며 “이 결단은 여가부에 대한 국민의 여론과 시대정신을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기 때문에 인수위원회 안에서도 진지하게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성의 문제가 아닌 (당선인이) 말씀드린 휴머니즘의 철학을 반영해서 여성과 남성의 문제를 공히 골고루 다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대선 공약을 그대로 실행하는 방안과 함께 여가부는 유지하되 기능을 통합하거나 강화하는 ‘플랜B’도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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