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주말 동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을 논의하는 참모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고 한다. 대선 이후 국민의힘 내부의 ‘논공행상’에 대한 기대에 선을 그은 것이다. 윤 당선인은 13일 인수위 인선 1차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국민을 제대로 모시기 위해서는 인수위에 각 분야 최고의 경륜과 실력 있는 사람을 모셔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성과 실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능력주의’를 인사의 제1원칙으로 내세우겠다는 뜻이다.
① “논공행상 없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 구성과 관련 “‘자리 나눠먹기’ 식으로 해서는 국민통합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역대 최소 표차인 24만 표 차이로 당선된 상황에서 당선 초기부터 인사 논란이 불거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성별과 지역을 고려하는 ‘균형 인사’를 인위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 인선에서 여성할당,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국민통합은 실력 있는 사람들을 뽑아서 국민을 제대로 모시고 균형 발전할 수 있도록 지역 발전 기회를 공정하게 부여하는 게 더 우선”이라며 “(여성할당, 지역 안배를) 우선으로 하는 국민통합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이는 청년이나 미래 세대가 볼 때 정부에 대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내각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우려고 했던 문재인 정부의 인사 기조를 깨겠다는 것이다.
② ‘실무형 전문가’ 중심
인수위에 현역 의원의 참여도 최대한 배제할 방침이다. 논공행상 여지도 차단하고 실제 일할 수 있는 실무와 현장 경험을 갖춘 인사 위주로 선임하겠다는 의지다. 윤 당선인은 후보 비서실 인사들에게 “지시만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인수위원으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스토리’에 치중해 깜짝 인물을 발탁할 가능성은 낮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초반 피우진 예비역 중령을 여성 최초이자 영관급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가보훈처장에 임명한 사례를 들며 “그런 식의 인사는 안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돌직구를 던지는 심정으로 이벤트를 지양하고 보여주기 식의 인사 쇼는 하지 않겠다”며 “저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이벤트가 아니라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③ ‘속도전’ 인사
윤 당선인은 당선 일주일 만인 이번 주 내 인수위 인선도 모두 마칠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민생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정부 업무를 인수하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수위원 24명에 대한 전체 공개는 이르면 이번 안에 가능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 이후 각각 7일, 18일 만에 인수위를 꾸리고 현판식을 열었다.
인사 검증 작업도 “속도감 있되 확실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윤 당선인은 사상 최초로 인수위 단계부터 정부의 공식 인사자료를 활용하게 된다. 2017년 3월 인수위법 개정으로 중앙인사관장 기관장에게 인사기록 및 인사관리시스템 등의 열람 또는 활용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 내부에 별도의 인사검증팀 설치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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