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독대’ 앞둔 靑·尹측, 인사권·민정수석실 폐지 놓고 신경전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15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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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독대’를 하루 앞두고 당선인 측과 청와대 간 날선 기류가 흐르고 있다.

15일 윤 당선인 측이 문재인 정권 임기말 공공기관 인사에 제동을 걸고 나서는가 하면, 청와대는 새 정부의 민정수석실 폐지를 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당선인 측은 인사는 협의 사안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청와대는 임기내 인사권 행사에 대해 당선인이 월권을 행사하려 한다며 맞섰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현 정부 안에서 필수불가결한 인사가 진행돼야 할 사안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꼭 필요한 인사의 경우 저희와 함께 협의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인수인계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저희 입장이 현 정부의 인사와 같이 병행되기를 희망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현 정부가 임기말까지 공기업,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더라도 당선인측과 협의하라는 의미다. 알박기 인사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도 읽힌다.

실제 당선인 측인 인사혁신처와 기획재정부, 행정안정부에 각각 공기업, 공공기관 인사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5월 9일까지는 문재인 정부 임기”라고 받아쳤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기말 낙하산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5월 9일까지는 문재인 정부 임기고, 임기 내에 주어진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윤 당선인 측의 인사 협의 요청에 대해선 “인수위 측에서 공기업 인사에 대해 협의 요청이 있었는지 알고 있지 못하다”고 했다.

당선인 측과 청와대는 이날 인사 문제에 이어 당선인 공약인 ‘민정수석실 폐지’를 놓고는 기싸움을 벌였다.

윤 당선인이 민정수석실 폐지방침을 밝히면서 과거 정부의 민정수석실이 뒷조사, 신상 털기 등의 온상으로 표현한게 발단이 됐다.

당선인은 전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차담회에서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신상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권을 지목한 발언은 아니지만 과거 검찰총장 재직 시절 민정수석실과 잦은 갈등을 빚은 만큼 현 정부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5일 취재진에 “현 정부에서 하지 않았던 일들을 들어 민정수석실 폐지의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아보인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청와대 민정 수석실 존폐여부는 정책적 판단의 문제로 과거 국민의 정부에서도 일시적으로 폐지한 바 있다”고 했다.

청와대가 이같이 발끈하자 국민의힘 지도부인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정수석실의 흑역사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적반하장은 끝이 없는 것 같다”며 “인사검증을 얼마나 충실히 했기에 국민 밉상 조국씨를 비롯해 확진자 1일 30만명 시대를 기어이 열고야 만 기모란 방역기획관까지 인사를 했느냐, 하자투성이 장관급 인사가 30명을 훌쩍 넘긴 것도 민정수석실 잘못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수처 설치, 울산시장 선거공작 사건 등을 거론하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범죄 집단의 소굴 아니었나. 그런 짓을 해놓고도 잘못한게 없다는 것이냐”며 “구중궁궐 청와대 내 깊숙한 곳에서 벌여온 온갖 음모와 조작의 산실인 민정수석실은 반드시 청산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당선인 측은 이날도 민정수석실 폐지 방침을 거듭 밝히며 “대통령실에는 추천 기능만 보유하고 검증대상자, 고위 공직자 뿐 아니라 국무위원, 공직자 검증에 대해 법무부와 경찰 등에서 상호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따라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거듭 민정수석실 폐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민정수석실이라는 이름으로 특히 사정을 할때 검증의 빌미로 대상이 아닌 국민까지 사정하고 신상털기, 뒷조사 같은 권력 남용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윤 당선인이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이처럼 청와대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일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정권과 새 정권간의 갈등이 깊어질 수록 국민통합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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