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근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시민과 인사를 나누는 등 소통 행보에 나섰다.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는 대통령 당선인의 도보 이동과 시민 접촉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윤 당선인은 당초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하기로 했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해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장제원 당선인비서실장, 서일준 행정실장 등과 회의를 가진 뒤 정오께 도보 2분 거리 식당으로 이동해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었다.
윤 당선인은 식당으로 이동하면서 “학교다닐 때 여기가 궁정동인가 그렇다. 통근할 때 여기”라고 했고 권 부위원장은 “그 유명한 궁정동”이라고 답했다. 안철수 위원장과 서일준 행정실장이 식당 이름을 말하며 웃음짓는 등 유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식당에는 윤 당선인 등 6인 테이블과 윤 당선인의 수행팀 테이블 외에 일반 손님이 2개 자리에서 식사를 했다. 윤 당선인은 약 20여분 만에 식사를 마쳤다.
김은혜 대변인은 “(사무실에서) 인수위 운영과 향후 국정기조를 논의하는 회의가 식당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인수위원들과 티미팅에 이어서 오찬까지 이어지는 업무 연속성”이라고 설명했다. 식사 자리에서도 인수위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식당에서 도보로 걸어나가 통의동 거리를 걸으며 시민과 인사를 나눴다. 대통령경호처는 현재 윤 당선인이 차량으로 이동할 때도 인수위 사무실 앞 인도를 통제하고 있으나, 이날 식사를 전후해서는 윤 당선인이 도보로 이동했기 때문에 필수적인 근접 경호만 한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대변인은 “900m 정도 걸었다”며 “지나가다가 통유리 안에서 차를 마시던 분들이 윤 당선인이 지나가면서 인사를 하니까 다들 놀라면서 박수를 쳐주시거나, 유모차에 앉은 아이를 쓰다듬으니 아이도 ‘안녕’이라고 윤 당선인에게 화답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즉석에서 ‘걸어서 가자’(고 했다)”며 “(윤 당선인이) 예전에 왔던 추억을 되돌아봤던 것 같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같이 먹을 식당이 10분 만에 눈에 열 곳이 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날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 회동은 연기된 상태다. ‘광화문 대통령’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 당선인은 현재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와 종로구 외교부 청사 등으로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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