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문재인 정부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이 “시민과의 소통 목적을 잃었다”며 잇달아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18일 페이스북에 “지금처럼 국가 안보 시스템의 핵심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이전하는 데 따른 대책도 없이, 갑자기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바꾸는 데 대한 의견 수렴도 없이, 심지어는 예산 편성도 없이 그냥 밀어붙이는 것은 여러모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용산을 포함해 차제에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으로 이전하는 안까지 충분한 검토를 시키고 현 정부에서 검토했던 내용도 참고하고, 정식으로 예산도 편성해 국가 중대사에 걸맞은 집행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청와대 이전을 위한 기구를 정식으로 구성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1년 정도 후에 국민의 새로운 기대감 속에 이전을 완료하면 될 일”이라며 “급히 결정해야 할 다른 이유가 없다면 국민과 함께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기정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전날(17일) MBN에 출연해 “목적과 수단이 도치된 것 같다”며 “(집무실 이전은) 국민과의 소통이 목적이었는데, 대한민국 국방 컨트롤타워인 국방부로 가겠다는 것은 설명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김광진 전 정무비서관도 페이스북에 “시민과 가까이 가기 위해 지금의 청와대를 떠나서 광화문정부청사로 가신다더니 청와대보다 더 보안이 강하고, 시민의 출입이 어려운 국방부로 집무실을 옮긴다는 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선제공격론을 펼치는 보수후보의 당선으로 대외적 인식에서 전쟁불안이 강한데, 대통령이 국방부로 집무실을 옮기면 거의 전시상황에 준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전날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여기(청와대) 안 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되나 묻고 싶다”고 해 윤 당선인을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이같이 반발하는 것은 문 대통령의 소통 부족 비판을 경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전날 청와대 이전 추진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의 청와대는 시민 소통에서 단절됐고 고립됐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대통령 보호에만 최우선을 뒀다. 그러다 보니 국민 곁으로 내려갈, 혹은 다가갈 상황이 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박수현 소통수석비서관은 “청와대의 모든 참모들은 문 대통령을 1~2분 내에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소통하고 있다. 또 청와대는 일반관람으로 국민께 개방돼 있다”며 “청와대 이전의 이유가 ‘청와대가 불통 구조’라는 오해에 기반 해서는 안된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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