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8일 청와대 이전을 추진 중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해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을 삭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직원들에게 윤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개별적 의사 표현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전날 청와대 직원들에게 “당선인 측 공약이나 정책,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SNS, 언론에 개인적인 의견을 올리거나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지시가 탁 비서관이 전날 SNS에 올린 글로 논란이 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앞서 탁 비서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라며 “이미 설치돼 운영되고 보강돼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들이 아깝고,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 행사의 격조는 어쩌나”라고 했다.
이어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을 1909년 당시 일제 통감부에, 국민을 왕정 체제의 신민에 각각 비유한 셈이다.
이에 대해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다”며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 남은 두 달 부디 자중하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며 정권 이양에 흐트러짐 없도록 해 달라”고 맞받았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