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취임…“사람 사는 세상 좌절·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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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18일 14시 45분


지난 2019년 당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서울 종로구 원서동 노무현시민센터 건립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9.9.4/뉴스1
지난 2019년 당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서울 종로구 원서동 노무현시민센터 건립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9.9.4/뉴스1
제6대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8일 “낙담할 수는 있지만 좌절하거나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다래헌에서 취임식을 열고 “요즘 주변에 기운이 빠진 분들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이사장의 발언은 정황상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패배로 인해 낙담한 지지자들을 위로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그는 “요즘 참 마음이 답답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그렇게 소망하던 ‘사람 사는 세상’이 참 더디고 멀게만 느껴진다”며 “한 발 나아갔다 싶으면 어느새 걸음이 무거워지고, 혹시 세상이 다시 되돌아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고는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길고 멀리 보면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남긴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결국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생전에 ‘강이 평지에 오면 반드시 똑바로 흐르지 않는다. 좌우로 굽이쳐서 물길을 이루며 앞으로 간다’고 말했다”며 “좌우로 굽이쳐 흐르는 물은 우뚝 선 바위도 만나고 깊이 파인 웅덩이도 만난다. 정체돼 고인 것 같지만 물은 그 웅덩이가 다 찰 때까지 스스로를 인내하고 기다리다가 웅덩이가 다 차면 비로소 다시 강으로 바다로 나아간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한 명의 시민이 각성하고 그 깨어있는 힘이 조금씩 모이면 또 다른 역사가 만들어질 것으로 믿는다”며 “배제와 분열의 시대를 넘어 공존과 통합의 미래를 꿈꿨던 노무현 정신으로 사람 사는 세상, 대한민국 전진의 역사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딛겠다”고 강조헀다.

이날 정 이사장의 취임식에는 유시민 전 재단 이사장과 이정호 이사장 직무대행을 비롯해 김영주, 서영교, 김교흥, 이원욱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유 전 이사장은 “노무현재단의 이름은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이 붙어있지만 민주주의, 개혁, 진보 전체를 대변하고 철학과 사상을 더 널리 전파하고 어려운 일 있을 때 버팀목이 되는 재단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더 긴 세월이 지나면 노 전 대통령뿐 아니라 곧 퇴임하실 문재인 대통령, 그 뒤에 오게 될 노 전 대통령과 철학을 같이하는 정치지도자 세력을 모두 껴안는 재단으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과는 정신적으론 가깝지만, 조직적으로 또는 이해 관계상으로는 독립해서 정신으로 연결되는 민간단체로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사장을 지냈다”며 “제가 후임 자리를 못 정하고 나와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는데 정세균 선배께서 이사장을 맡아준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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