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 시대]
“안보 후유증 심각할 것” 입 모아
김관진은 “벙커 갖춘 국방부 권고”
역대 합참의장을 지낸 예비역 대장 11명이 청와대의 서울 용산 국방부 신청사 이전에 우려를 표명하는 입장문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직 합참의장 11명은 ‘청와대 집무실 이전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19일 대통령경호처장이 유력한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중장)과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에 전달했다. 김종환(15대) 최세창 이필섭 조영길 이남신 김종환(31대) 이상희 한민구 정승조 최윤희 이순진 전 의장 등 11명이 참여했다. 최세창 조영길 이상희 한민구 전 합참의장은 각각 노태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청와대 집무실의 국방부 청사 이전은 국방부·합참의 연쇄 이동을 초래해 정권 이양기이자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 준비 동향을 보이는 안보 취약기에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 집무실로 국방부 청사를 사용할 경우 적에게 우리 정부와 군 지휘부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목표가 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청와대 이전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겠다는 상징적 조치라는 점에서 윤 당선인의 진심을 모르는 바가 아니라면서도 국방부 청사로의 이전은 안보상의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영길 전 합참의장은 “국가지휘소인 청와대 이전은 안보 국익 관점에서 전문가와 국민 여론을 수렴해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환 전 합참의장은 “상당 기간 대통령실과 국방부, 합참의 불편한 동거와 연쇄 부대 이전으로 상시 대비 태세 유지가 힘들 것”이라면서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입장문에 참여한 일부 전직 합참의장들과 통화한 결과 연쇄이동에 따른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였을 뿐 (청와대) 이전 자체에 대한 반대는 아닌 걸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반면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권고해 이를 윤 당선인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이 “정부서울청사나 외교부 청사엔 지하벙커가 없어 대통령의 전시 지휘, 긴급 대피가 문제이지만 용산 국방부는 청사마다 지하벙커가 있다”며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실을 옮기고 국방부 관련 시설을 조정하면 될 듯하다”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각각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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