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당국, 대형구조물 등 설치 포착… 미사일 도발 동시다발 징후 이례적
4월15일 ‘김일성 생일’ 도발 주시… 北 “다량 군사정찰위성 배치할것”
한미 당국이 북한 평양 순안과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미사일 도발 징후를 동시에 포착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버튼을 누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찰 자산을 동원해 집중 감시에 나섰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을 놓고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신구 권력 신경전이 벼랑 끝 대치로 치닫는 등 혼란한 틈을 타 북한이 ‘중대 도발’에 나설 경우 안보 불안이 증폭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순안-동창리 동시 미사일 도발 징후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정찰자산에 북한이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고 인력 이동을 늘린 정황이 포착됐다. 앞서 18일 미국의소리(VOA)는 미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 등을 근거로 덤프트럭과 버스 등 대형 차량 100여 대가 북쪽 활주로 일대에 집결한 모습을 공개했지만 이와 또 다른 움직임이 관측된 것. 정부 소식통은 “미사일 발사 준비와 관련된 동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북한은 앞서 16일 순안 일대에서 ‘괴물 ICBM’인 화성-17형 추정 미사일을 쐈지만 이 미사일이 제대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고도 20km 이하에서 폭파돼 시험발사에 실패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부근에서도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포착해 주시하고 있다. 발사장 일대에 인원이 늘어나고 새로운 시설이 설치된 동향 등을 확인해 분석 중이라는 것.
북한이 동시다발적으로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이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김 위원장이 우리 정권교체기를 틈타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안보 불안을 조성하고 흔들어 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을 두고 우리 국론이 분열된 상황이라면 북한이 (남한을) 흔들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다.
○ 北 “다량의 군사정찰위성 다각 배치”
북한은 22일 위성개발 활동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며 집중적으로 개발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이날 국가우주개발국 소속 과학자 명의의 글을 통해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안겨주신 크나큰 믿음과 무비의 담력과 배짱으로 두뇌전, 실력전, 최첨단 돌파전을 본때 있게 벌여 5개년 계획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화적인 우주 개발 이용권은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동안 위성 개발을 ICBM 발사에 대한 명분으로 내세워 왔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이 2월 27일과 3월 5일 순안에서 두 차례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ICBM이라고 밝혔을 때도 그에 앞서 북한은 이때 발사한 미사일이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