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를 열고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신청사 이전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신구(新舊) 권력 갈등’ 전선이 여야 간 대리전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절차상 문제를 집중 공격하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 정세 불안을 부각했다. 홍영표 의원은 “과거 (신군부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이런 데서 상상하지도 못한 군사작전 하듯이 졸속 이전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고 반드시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단호한 입장을 요구하며 “당선인이 무섭나. 국보위 시절이 아니잖나”라고도 했다. 김진표 의원도 “북한은 과거 정권 교체기마다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도발했는데, 지금의 이런 시기를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청와대의 발목잡기’라며 반격에 나섰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신권력과 구권력이 조금만 협의하면 안보, 국정 공백이 없다”며 “왜 이렇게 정치공세를 하고 발목을 잡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수영 의원은 “문 대통령은 용산 이전과 관련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직접 주재하더니, 올해 북한이 10번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미사일과 관련해 NSC는 딱 한 번만 참석했다”고 날을 세웠다.
서 장관은 국방부 이전 시기와 관련해 “4월엔 한미 연합군사연습 등 여러 이슈가 있어 좀 위험하고 부담스러운 시기”라고 우려를 표했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방부가 한자리에 있어 유사시 안보가 위협받느냐는 질문에 서 장관은 “한 장소에 모여서 취약하냐, 효율적이냐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답했다.
與 “尹측 496억 이전비용 말도 안돼”… 野 “與 1조 주장은 가짜”
국회 국방위 ‘집무실 이전’ 놓고 충돌
여야는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비용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최소 1조 원이 소요된다”는 더불어민주당 측 주장에 국민의힘은 “가짜 뉴스”라고 맞섰다.
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추산한 이전 비용(496억 원)에 대해 “말도 안 되는 금액”이라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기준인 500억 원 이하로 답에다가 문제를 맞춰 끼운 것”이라고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비용이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주장에 대해 “국방부 지역에 있는 모든 부대가 건물을 신축하고 이전한다는 것이 잘못된 가정”이라며 “가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이날 회의에 제출한 현안 자료를 통해 “(국방부 이전에) 118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사를 위한 계약 소요 기간(2일), 이사에 실제 필요한 최소 기간(약 4주)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국방부 본관동을 모두 이사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보고했다.
다만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합참 청사 신축 때 1200억 원 정도가 추가로 들 것”이라고 추산한 것과 관련해선 서욱 국방부 장관이 “저희 추산은 좀 다르다.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선 군 장성 출신 여야 의원들이 각자의 경험을 내세우며 ‘공방’도 이어갔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대장)을 지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내가 기억하기로 (대대급 부대 이전 기간이) 3년에서 5년 걸렸다”며 “졸속 추진으로 국정 공백과 안보 공백은 필연적으로 따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출신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모든 것을 신축하는 데 3년이 걸린 것”이라며 “전시가 되면 (청와대 등이) 강남 모처로 이동하는데, 평소 개인 단말기 정도 꽂으면 다 될 수 있도록 시설 설비가 돼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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