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23일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안규백(4선·서울 동대문갑), 김경협 (3선·경기 부천을), 박광온(3선·경기 수원정), 박홍근(3선·서울 중랑을), 이원욱(3선·경기 화성갑)까지 총 5명의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민주당의 새 원내 사령탑에 누가 앉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차기 원내대표는 지난 4·7 재보궐선거와 제20대 대선을 연달아 패배하며 위기에 빠진 ‘민주당의 쇄신’을 이끌어야 함과 동시에 오는 5월 출범할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172석의 ‘거대 야당’을 지휘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앞두고 있다.
이번 선거는 대선 패배 직후 치러지는 터라 책임공방과 지나친 경쟁을 막기 위해 콘클라베(교황 선출 투표) 경선을 도입하기로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관위는 과열 방지를 위해 타인을 위해 선거활동을 할 수 없으며, 개별 접촉 또한 막기로 결정했다.
다만 콘클라베 형식이라 해도 결국 세력 대결로 귀결될 전망이다. 처음에야 전원 대상으로 정견발표 없이 적합한 후보를 써내지만 3분의 2 이상 지지를 받는 의원이 없다면 정견발표가 포함된 2차 투표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된다.
특히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모두 대선 패배의 충격을 수습하기 위해선 당내 단합이 우선이라는 것과 검찰·언론·정치 개혁, 민생 입법을 유능하게 처리해내겠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어, 이들의 출사표에선 뚜렷한 차별점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번 대선을 통해 새롭게 떠오르는 이재명(JM)계와 기존 당 중심세력인 친문(친문재인)계와 이낙연(NY)계, 정세균(SK)계 등 기존 계파들 간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는 80여 명 초선과 50명 재선들의 움직임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초선의 경우, 연령대가 천차만별이고 성향 또한 각기 다르지만 ‘처럼회’나 이재명 상임고문 대선캠프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인물이 많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밖에 박원순계와 최근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 일부 의원들의 움직임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더미래는 원내대표 선거가 있는 오는 24일 아침 국회에서 정기 회의를 갖는다.
대선을 겪으면서 세력이 다소 약화된 민주주의 4.0과 민평련 등 친문 세력들이 다시 결집을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이재명계와 가까운 박홍근 의원, 친문 핵심이자 이낙연계 수장인 박광온 의원이 양강 주자로 평가받는 가운데 정세균계인 이원욱 의원도 실용노선을 강조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정세균 전 국무총리 경선을 돕기 위해 원내대표 경선을 포기한 안규백 의원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친문’ 김경협 의원도 노동조합 시절 협상 능력을 앞세워 원내대표직에 도전장을 냈다.
후보 간 막판 단일화도 원내대표 선거에서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같은 정세균계인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출마선언 전 교통정리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끝까지 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나온다.
나아가 1차 투표(3분의 2 이상 득표자 선출)와 2차 투표(과반 득표자 선출)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SK계의 표심’이 막판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 2차 투표 1, 2등을 두고 결선투표를 하는데 구도상 어재명계도, 이낙연계도 단독 과반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박홍근·박광온 의원 측은 이런 변수 차단을 위해 각자 자신들이 2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해 선출될 것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같은 논리로 SK계측 인사가 결선에 갈 경우, 결선에 가지 못한 진영이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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