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입원 치료를 받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했다.
퇴원 길에 짤막한 소회를 밝혔는데, 박 전 대통령이 본인 목소리로 이야기를 한 건 지난 2017년 10월16일 이후 4년5개월여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퇴원 수속을 밟은 후 오전 8시30분쯤 병원 건물 밖으로 빠져 나왔다.
걸어서 건물 밖으로 나오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자 기다리던 지지자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고, 박 전 대통령은 미소로 화답했다.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민경욱 전 의원, 유기준 전 의원 등이 박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취재진 앞에 선 박 전 대통령은 ‘현재 건강상태가 어떤가’란 질문에 “많이 회복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많이 염려해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며 “지난 4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치료에 임해주신 삼성병원,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목소리와 표정은 모두 건강한 듯 보였다. 걷는 데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수감 시절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할 때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의 거취나 계획은 있나’ ‘국민께 하고 싶은 말씀은’ 등 추가 질문에 답하지 않고 준비된 차를 타고 병원을 빠져나갔다.
박 전 대통령이 육성으로 언론 앞에서 이야기한 건 4년5개월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0월16일 1심 공판 재구속 갈림길에서 재판 시작 후 처음으로 입을 연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와 기업인에게는 관용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전직 대통령이 받는 예우 대부분을 박탈당했지만 경호는 그대로 유지된다. 박 전 대통령은 경호처가 마련한 검은색 세단을 타고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과 모친 육영수 여사의 묘소가 있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했다.
출발 약 25분 후에 현충원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헌화와 묵념까지 약 2~3분간의 짧은 참배를 마치고 사저가 있는 대구 달성군으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1일 특별사면되며 약 4년9개월 동안 이어진 수감생활을 마감했다. 다만, 이전부터 병원에서 치료를 계속 받아와 퇴원하는 이날이 사실상 첫 외부 생활의 시작이다. 지난 2017년 3월31일 새벽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감된 시점으로 따지면 5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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