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상으로 1발 발사…올들어 12번째 무력시위
軍 “北에 대응해 합동 지·해·공 미사일 발사”
문 대통령 “김정은, 모라토리엄 스스로 파기”
인수위 “안보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
북한이 24일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이 ICBM 발사에 성공한 것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이후 4년 3개월여 만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2시 34분경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정점 고도는 6200㎞ 이상, 비행거리는 1080㎞로 탐지됐다.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이번 미사일은 정상 각도에서 의도적으로 각도를 높여 쏘는 고각 발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고각 발사가 아닌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는 1만 5000㎞ 안팎으로 추정돼 미국 본토에 충분히 닿을 거리다.
이에 우리 군은 오후 4시 25분부터 동해상에서 합동 지·해·공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군사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미사일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 등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20일 방사포(다연장 로켓포의 북한식 표현) 추정 발사체 4발 발사 이후 나흘 만으로, 올해에만 12번째 무력시위다. 당시 방사포는 240㎜ 방사포로 추정되며, 탄도미사일은 아니었다.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다시 쏘아 올린 건 8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신형 ICBM ‘화성-17형’ 성능시험을 실시했다. 16일 동일한 기종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지만, 고도 20㎞에서 공중 폭발해 발사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발사가 당시 발사 실패를 만회하는 동시에 신형 ICBM 추가 성능시험을 위한 발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스스로 파기한 것”이라며 “한반도와 지역 그리고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고 유엔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다”고 강력 규탄했다.
아울러 “정부 교체기에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유관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모든 대응 조치를 철저히 강구하라”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도 긴밀하게 협력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북한은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의 길로 조속히 복귀하라”고 엄중히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이날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2018년 약속한 모라토리엄을 깬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 위반함으로써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고 밝혔다.
인수위는 이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이러한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한미 간 철저한 공조를 토대로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는 신속하게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엄중한 규탄과 함께 대응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위협에 대해 정치·외교·군사적으로 단호한 대책을 강구해 국민의 안전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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