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업무보고] 여가부 업무 이관-전문위 설치 논의
“마지막 기회” 여가부, 오늘 업무보고
産銀 “이전 땐 인력 이탈 가속 우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주요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24일 재확인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5일 여가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가운데, 여가부 해체 후 부서 기능을 이관하고 전문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앞에 설치된 천막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차담회를 갖고 ‘여가부 폐지는 그대로 하는가’란 질문에 “공약인데 그럼 (해야 한다). 내가 선거 때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라는 이야기인가”라며 웃었다.
인수위에 따르면 여가부를 해체하고 양성평등고용 등의 업무는 고용노동부로, 여성폭력 대응과 피해자 지원 등은 법무부, 가족과 청소년 업무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로 각각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여성정책 전반을 다루는 전문위원회를 만드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기존 여가부가 했던 기능을 효율성 있게 재조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여가부는 25일 이뤄지는 업무보고에서 여가부 존속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현재 인수위에 여가부 공무원이 단 한 명도 파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지막 설득에 나선다는 것. 여가부 관계자는 “이번 업무보고가 부처의 입장을 차기 정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인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서도 “약속을 했으니까 그대로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부산, 경남, 호남도 산업 발전을 해나가려면 재정만 갖고 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지방에 대형 은행이 자리 잡는 게 균형발전에 필수적”이라고 했다. 다만 윤 당선인은 “인수위에서 다룰지는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 빠른 시일 내에 옮기는 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산 이전을 반대해온 산업은행 측은 윤 당선인의 발언에 당혹해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산은의 직원은 3400명으로, 이 중 1700명이 서울 본사에 근무하고 있다. 산은 노조는 주로 거래하는 외국계 투자자와 국내 금융기관, 기업 등이 대부분 서울에 있어 업무 비효율성과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1월 기자간담회에서 “옮겨봐야 소용없고 소탐대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본사 이전 가능성이 높아지자 젊은 직원들이 동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최근 젊은 직원들의 이직이 늘었는데 부산으로 이전하게 되면 인력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