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 내용도 포함… 경찰 “제출 난감”
與 “문제 안돼… 트집 잡지 말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낸 업무보고 자료 일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인수위 대변인실은 25일 성명을 통해 “일부 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 인수위 업무보고 자료 일체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며 “인수위가 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를 선정하는 첫 단계인 업무보고부터 해당 부처나 기관을 향해 인수위에 협조하지 말라는 신호로, 상식에 반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 이양기에 인수위 업무보고 전체 자료를 요구하는 행위 자체가 해당 부처와 기관에는 부담과 압력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난감한 표정이다. 자료에는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경찰의 경호 관련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의결을 거친 절차도 아니기 때문에 자료를 제출하기도, 제출을 검토하기도 난감하다”고 했다. 경찰청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른 부처들도 민주당 의원실들로부터 업무보고 내용 제출을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부 의원실에서 자료를 요청했지만 인수위가 ‘대외비’를 요청했기 때문에 제출하지 않았고, ‘내부 검토 중이라 양해해 달라’는 취지의 답변을 보냈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피감기관에 대한 자료 요구 자체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경찰청에 업무보고 자료를 요청한 행안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차기 정부에서 경찰이 검경 수사권이나 자치경찰제 등 정책에 어떤 입장인지 행안위원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한다”며 “의원들의 자료 요청마저 시비를 거는 행위는 점령군의 행태로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행안위 소속 의원도 “오히려 상생하고 협조할 수 있는 일인데 왜 트집을 잡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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