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 첫날부터 각 세워
尹의 식사 제의엔 “文과 소통을”
靑 “새 주인, 인테리어 끝나야 오는것”
尹 ‘매도인, 집 안고쳐’ 발언 우회반박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가 25일 “여야가 얼마나 협력하는가는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와 국민의힘의 태도에 달렸다”고 밝혔다. 임기 첫날부터 ‘강한 야당’을 강조하며 윤 당선인, 국민의힘과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새 여야 관계 설정의 첫 관문은 3, 4월 국회를 민생과 개혁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를 만나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민생입법 협상을 개시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추경 외 대장동 특검 및 정치개혁 입법 추진에도 드라이브를 걸며 국민의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윤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은 장제원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도 긴장 관계를 이어갔다. 장 의원은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를 식사자리에 모시겠다는 당선인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취재진에게 “두 가지 얘기를 했다. 소통해 달라, 원칙을 지켜 달라.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며 “국민과의 소통,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와의 소통이 중요하고,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격의 없는 소통(이 중요하다)”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충돌 양상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서도 “격의 없이 두 분이 직접 만나면 많은 부분이 풀릴 텐데 이렇게 국민을 걱정시키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를 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조건 없이 문 대통령을 만나라는 메시지다.
장 의원에 앞서 이날 오전 박 원내대표를 예방한 김한규 대통령정무비서관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와 윤 당선인 간 갈등과 관련해 “새로 집 사시는 분이랑 굳이 파투 놓은 이유가 뭐 있겠나. 살고 있는 집에 비가 새면 안 되니까 리모델링을 자제해 달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원래 (전 집주인이) 이사 가기 전까지 살고 (새 집주인은) 인테리어할 때 다른 데 갔다가 (인테리어 끝나면)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당선인이 24일 “집을 사면, 그곳에 살 사람의 입장을 존중해서 본인(현 주인) 사는 데 필요한 조치는 하지만 집을 이렇게 고치는 것은 잘 안 하지 않느냐”고 말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국민의힘도 박 원내대표를 겨냥해 날을 세웠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여성 인권을 강조하면서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뽑아놓고서 원내대표는 고 박원순 시장의 장례위원장을 지냈던 박홍근 의원을 선출한 민주당은 도대체 어떤 생각인가”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2020년 박 전 서울시장 장례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직을 맡은 것에 대해 이날 취재진에게 “사람으로서 도리 문제를 다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피해 호소인’이라고 발언하는 등 2차 가해 논란에 대해선 “그때는 사건의 실체를 전혀 몰랐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신임 원내수석부대표에 진성준(서울 강서을),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을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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