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장기전… 용감히 쏘라”, 풍계리에선 7차 핵실험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6일 03시 00분


[北 ICBM 도발]
金 “핵전쟁 억제력 강화” ICBM 발사 지휘
美의 레드라인 넘어… 南 정권 교체기도 겨냥

24일 오후 2시 34분경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발사된 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직접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발사에 앞서 친필 명령서를 하달했다. 명령서에는 “시험발사 승인한다. 3월 24일에 발사한다. 조국과 인민의 위대한 존엄과 명예를 위하여 용감히 쏘라”고 썼다. 북한이 25일 공개한 현장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발사 과정에 기여한 국방과학자 등과 크게 웃으면서 기념사진까지 찍은 뒤 성공을 자축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 위원장이 전날 화성-17형 발사 현장에서 “(북한의) 전략무력은 미 제국주의자들의 그 어떤 위험한 군사적 기도도 철저히 저지시킬 만단의 준비태세에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어떠한 군사적 위협·공갈에도 끄떡없는 막강한 군사 기술력을 갖추고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나라의 안전과 미래의 온갖 위기에 대비해 강력한 핵전쟁 억제력을 질량적·지속적으로 강화하려는 결심은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했다. 또 “압도적인 군사적 공격 능력을 갖추는 것은 가장 믿음직한 전쟁 억제력, 국가 방위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도발 의지를 여과 없이 내비쳤다. 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핵 공격 수단, 핵전쟁 억제력 등 ‘핵’이란 단어를 반복해서 언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앞서 쓴 친필 명령서.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앞서 쓴 친필 명령서. 노동신문 뉴스1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장기 대결까지 예고하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한미가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선 만큼 남한 정권 교체기를 틈타 ‘중대 도발’ 버튼을 연이어 누를 가능성이 크다. 국가정보원도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보 당국은 우선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기술 향상, 정찰위성 개발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전략적으로 집중 발사할 수 있다는 것.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아직 목표물에 정밀하게 유도해 명중시키거나 고열에서 탄두를 보호하는 기술 등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도발의 적기라고 판단되는 지금 이런 기술 향상을 노려 연속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미사일 도발 준비에 나선 모습도 포착해 감시 중이다. 동창리에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이 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보 당국은 최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일부 갱도를 복구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했다.

#김정은#장기전#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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