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자신을 둘러싼 학벌 논란에 대해 “지금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소위 스카이(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인데, 공부 잘하는 사람이 정치를 이제껏 해왔는데 그랬으면 정치판은 완벽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유튜브 채널 시사인의 ‘20대 여자’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제가 춘천 한림대를 나왔는데 이를 두고 주변에서 ‘한림대에 나온 애가 무슨 말(정치)을 하냐’는 식의 말을 많이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온라인 성범죄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해 주목을 받은 그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뒤 대선 패배 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의 학벌과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20대 여성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겨도 되느냐며 자질 논란이 제기됐다.
박 위원장은 이에 “제가 민주당 안에 들어와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누구든지 학력을 따지지 않고 정치할 수 있어야 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능력 평가 기준이 오로지 학벌이 돼서는 안 된다”며 “제겐 좋은 학교나 공부라는 것이 중요 이슈가 아니었고 사회에서 좀 더 배우고 싶었으며 학교에서도 해외봉사활동, 국토대장정 등 공부보다는 교내·외 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만이, 성적만이 정답은 아니어야 하며 우리 사회의 평가 기준이 이 사람이 무엇을 해왔나를 전체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며 “어느 하나 기준으로 재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어떤 한 사람에게 너무 각박한 사회인 것 같다. 특히 정치인은 굉장히 물어 뜯기는 구조”라며 “정치인으로서 비판은 당연히 감수하고 받아들여야 하지만 인신공격, 성적 비하·희롱까지 감수할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일각에서 이는 ‘젠더 문제만 국한해서 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엔 “디지털 성범죄는 젠저에 국한할 게 아니라 사회문제다. 젠더로 국한시키는 것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여성가족부 폐지도 마찬가지”라며 “사회적 문제에 대해 같이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분들이 20대 여성인데 정치권에선 오로지 젠더로만 가두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저는 해결하고 싶은 부분이 굉장히 많다”라며 “장애인, 난민 등 논의를 많이 해야 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 정말 많구나라는 것을 매시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여가부 폐지 문제에 대해 “여가부의 핵심 역할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성평등 사회를 지향하는 민주당의 핵심으로, 저도 동의한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해서 ‘없애겠다’고 해서 없앨 수 있는 문제가 전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무조건 독단 행동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가부가 했던 피해자 지원이 끊기는 순간을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다”며 “당선인 공약이라 할지라도 한 명의 사람도 피해를 봐선 안 된다. 여가부 폐지는 안 된다는 것이 민주당과 제 입장으로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부친상 빈소에 일부 여권 인사가 조문한 것을 두고 ‘멱살이라도 잡아야 하나’라고 발언한 데 대해 과격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보다 신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멱살 논란이 있었는데 비대위원장이 되기 전에 발언을 했던 것이고 그에 대해 당내에서 반발한 사람은 한 분도 안 계셨다”면서도 “발언이 있고 나서 이 문제에 대해서 남성의 생각을 듣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발언에 대해 여러 지적 받기도 했지만, 4050 남성은 ‘이것이 왜 문제야’ 생각했는데 제가 그렇게 문제제기 해서 ‘생각해볼 기회를 가졌다’고 말해주는 분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제가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은 사람으로서 도리는 해야 되지만 정치인으로서 자리에서 말과 행동 너무 중요하고 피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좀 더 배려를 해보자는 의미였다”며 “그것에 대해서 제 표현이 ‘다소 과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하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페미니즘(페미)에 대한 20대 남녀의 갈등에 대해 “페미에 대한 정의 자체가 안 돼 있다보니까 여러 질문이 파생되는 것”이라며 “페미에 대한 정의는 너무 어려운 부분이고 여성·남성 성별을 떠나 각자 페미에 대한 생각은 있지만 공통적으로 합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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