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정과제 선정과 관련해 26일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실용주의이고 국민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위 워크숍에 연사로 나선 전문가는 새 정부에 물가 상승과 싸우는 ‘인플레이션 파이터’가 될 것을 주문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인수위 워크숍에 참석해 “현 정부에서 잘못한 것에 대해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를 잘 판단하고, 현 정부가 한 일 중에서도 저희가 계속 인수해 계승해야 할 것들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잘 선별해서 다음 정부까지 끌고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당선인은 그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대북 기조, 부동산 규제, 탈원전 정책 등 주요 정책에 대한 대수술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실용주의에 입각해 문재인 정부 정책 중에서도 필요한 것은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날 워크숍에는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등과 함께 30일 국정과제 초안 제출을 앞두고 분과별 인수위원과 전문위원, 실무위원들이 총출동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 흰 셔츠에 노타이 양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원들에게 경제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워크숍의 취지를 설명하며 “제일 중요한 것이 경제이고, 우리 산업구조를 더 첨단화·고도화시켜 나가야 하는 책무를 다음 정부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 중인 정부 부처별 업무보고와 관련해선 “대등한 입장에서 정부 관계자들도 당당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안 위원장은 “이전 정부들이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국민을 위해서 꼭 가야 할 그 길을 찾을 책무가 주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거시경제와 디지털 전환 등을 주제로 한 강연도 이어졌다. 연사로 나선 김형태 김앤장 법률사무소 수석이코노미스트(전 자본시장연구원장)는 “성장을 못 해도 국민은 용서하지만 인플레를 못 잡으면 국민이 용서를 못 한다”며 새 정부에 ‘인플레이션 파이터’ 역할을 주문했다. 이어 “(정권을 무너뜨린) ‘아랍의 봄’도 민주화운동이라고 하지만 물가가 오르고 식료품값이 올라간 게 원인이 됐다”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중간선거에서 100% 진다고 생각하는 게 인플레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당초 인사말이 끝나고 자리를 비울 계획이었지만 김 이코노미스트의 강연을 들으며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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