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찬 회동에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위한 예산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20대 대선 19일 만에 이뤄진 이날 회동은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사이 회동으로는 가장 늦은 만남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6시부터 2시간 36분 동안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이날 회동에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장 실장은 만찬 종료 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께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과거 정권도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들과 함께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현실적 문제로 이전하지 못했다”며 “이번만큼은 제가 꼭 하고 싶다”며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또 문 대통령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손실 보상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장 실장은 “추경의 필요성에 대해선 두 분께서 공감을 하셨다”면서 “규모나 시기 등에 대해서는 ‘(양측이)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고 서로 말씀을 나누셨다”고 전했다.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철희 정무수석과 제(장 비서실장)가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양측은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따른 한반도의 안보 위기를 언급하며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누수가 없도록 하자”는 데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와 관련해 장 실장은 “일체 거론이 없었다”고 했다.
만찬 시작에 앞서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며 “대통령 간의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라며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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