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용산 집회-시위 대비 통신망 보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1일 03시 00분


대통령 집무실 이전 앞두고 점검
“광화문 집회, 용산으로 이전 불보듯… 경찰 무선망-재난 중계기 확충필요”
文-尹 회동후 이전작업 ‘협업 모드’… 尹측, 새 예비비안 등 실무에 속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신청사를 대통령 집무실로 이용할 계획인 가운데경찰이 최근 국방부 일대 무선 통신망을 정밀 점검했다. 사진은 30일 국방부 청사 인근에 설치된 통신사 중계기의 모습.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신청사를 대통령 집무실로 이용할 계획인 가운데경찰이 최근 국방부 일대 무선 통신망을 정밀 점검했다. 사진은 30일 국방부 청사 인근에 설치된 통신사 중계기의 모습.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에 따라 경찰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일대의 무선통신망을 정밀 점검하고 “향후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고려해 경찰 무선망과 재난망 중계기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이른바 ‘용산 대통령 시대’가 임박하면서 청와대 인근인 서울 광화문 일대에 집중됐던 집회 시위가 용산 일대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 경찰 “용산, 대규모 집회 대비 무선망 보강해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23, 24일 윤 당선인의 집무실이 마련될 용산 일대 무선망 환경을 점검했다. 지하철 4호선 서울역∼숙대입구역∼삼각지역∼신용산역,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 주요 대상이었다. 윤 당선인의 임시 관저로 쓰일 용산구 한남동 공관촌 일대 생활무전망(TRS)과 난청 구간 등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 관계자는 “국방부, 서빙고초교, 용산가족공원 등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무선망 통신 상태는 양호하나 향후 대규모 집회 등을 대비해 관련 설비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TRS 무전망과 재난망 중계기를 추가 설치하기 위해 경찰청, 행정안전부와 추가로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그동안 광화문 일대에 집중됐던 집회와 시위가 용산 지역으로 옮겨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윤 당선인이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경찰은 비상이 걸렸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대통령 관저에 대해서는 100m 이내 집회, 시위가 금지된다. 이에 따라 현재 집무실과 관저가 함께 있는 청와대의 경우 100m 이내에서 집회, 시위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용산 집무실에 대해선 특별한 제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최근 외교부에 “주요 선진국 대통령과 총리 집무실 및 관저 주변의 집회와 시위 양태, 관저와 집무실의 분리 여부에 대한 자료를 파악해 달라”고 해외 치안 자료 수집 협조를 요청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 주변의 집회와 시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국가의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일대에서 집회와 시위가 제한되는지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尹 측 “‘빈틈없는 안보’ 靑과 이견 없어”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이후 인수위 산하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는 이전을 위한 실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TF는 청와대의 요구를 고려한 새 예비비안을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발언한 만큼 가급적 성의를 갖춰 요청안을 보내려는 것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빈틈없는 안보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서로 공감대하에 (청와대와) 협조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민주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협조 의사를 드러냈다. 다만 “집무실 이전의 목적, 운영, 관리 등 부수되는 제도를 정비하고 예산을 집행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 졸속 이전 논란을 이제 끝내자”면서 “인수위와 국민의힘에 집무실 이전에 필요한 구체적 소요 예산안과 함께 제도화 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경찰#집회#집무실 이전#통신망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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