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 올리며 무력도발 수위를 높인 북한의 4월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월엔 북한이 대대적으로 경축해야 할 기념일들이 대거 몰려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올 1월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시작으로 각종 탄도·순항미사일 발사와 방사포 사격, 그리고 지난 24일 ICBM 발사까지 총 12차례 무력시위를 벌였다. 동시에 북한은 우방국인 중국·러시아와의 친선을 강화하며 정세변화에 대응해왔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1월19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지난 2018년 스스로 약속한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 파기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북한은 2월 열린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도발 휴지기’를 보내다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ICBM 개발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당시 미사일 발사가 ‘정찰위성 개발시험’의 일환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달 24일 미사일 발사 땐 ‘신형 ICBM 화성-17형을 쐈다’고 밝히면서 모라토리엄 또한 완전히 파기됐다.
북한은 이 같은 도발을 이어가면서도 중·러와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 특히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으로 미국·러시아 간 관계가 크게 악화된 시점에 ICBM을 발사,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중·러와 조력할 기회를 노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 25일(현지시간) 개최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선 중·러의 반대로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규탄하는 언론성명 채택이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4월엔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제110주년을 비롯해 김 총비서가 ‘당 제1비서’ 직함을 받은 날(11일), 국방위 제1위원장으로 추대된 날(13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25일) 등 많은 기념일이 예정돼 있어 북한이 어떤 식으로 경축 분위기를 고조할지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북한에선 열병식 등 내부 행사 준비정황 뿐만 아니라 군사 관련 동향까지 동시에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북한이 내달 태양절 등에 즈음해 ‘정찰위성 발사’를 가장해 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하며 국방력을 과시하거나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이 이달 24일 쏜 ICBM은 발사각이 90도에 가까운 ‘고각’으로 발사됐다.
북한이 내달 태양절 등을 앞두고 열병식이나 군중 행진을 준비하는 동향도 계속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민간 위성사진 서비스 업체 ‘플래닛랩스’가 지난 29일 촬영한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 사진을 토대로 광장의 7분의1을 채울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평양 미림비행장의 열병식 훈련장에서도 차량·병력 등이 대거 포착됐다. VOA는 최대 7800명이 미림비행장에 모인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이 열병식을 개최할 경우 신형 ICBM을 비롯해 그동안 북한이 시험한 무기들을 선보이며 무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24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ICBM ‘화성-17형’은 2020년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 처음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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