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발사 징후 포착…신포조선소 잠수함 특이동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1일 14시 02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제공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제공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다음달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신형 SL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이 30일(현지 시간) 공개한 8장의 신포조선소 위성사진에는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고래급 잠수함 ‘8·24 영웅함’과 예인선, SLBM시험용 바지선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달 2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북한이 8·24영웅함 수리를 위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크레인이 제거됐으며, 이달 22일 촬영된 사진에는 예인선이 차양막 아래 숨겨져 있던 8·24 영웅호의 선미(船尾)를 끌고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다음날인 23일에는 8·24영웅함이 다시 차양막 아래 숨겨진 대신 예인선이 SLBM시험용 바지선 옆에 정박됐다. 8·24영웅함과 예인선, SLBM시험용 바지선은 북한이 SLBM을 시험할 때 동원되는 ‘3요소’로 꼽힌다. 북한은 SLBM을 발사할 때 예인선으로 바지선을 끌고 나가 수중 발사실험을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선박을 건조하거나 수리할 때 사용되는 ‘드라이독(dry dock)’이 통상 설치돼 있던 부두를 벗어나 진수대 확장을 위한 공사장 인근으로 옮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SLBM 시험발사 준비 움직임을 보였던 지난해 4월에도 같은 위치로 드라이독을 옮긴 바 있다. ‘분단을 넘어’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8·24영웅함 개조 및 수리 작업이나 위성사진 포착을 염두에 둔 기만전술일 가능성과 함께 다가올 SLBM 실험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북극성-4·5ㅅ(수중)’형 등 신형 SLBM을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형, 지난해 1월엔 ‘북극성-5ㅅ’형을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이 16일 신형 ICBM인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실패한 가운데 신형 SLBM 발사로 무력을 과시하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북한은 신포조선소에서 이들 신형 SLBM 탑재가 가능한 2300t급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미 본토 위협용 ICBM 무력시위에 이어 한국·주일미군 기지를 조준한 신형 SLBM 도발로 ‘강 대 강’ 대결의 기선제압 효과를 노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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