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安, 나란히 ‘이재명 마케팅’으로 승부 ‘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李, 경선 뒤 지원” 송영길 서울시장 ‘차출’ 놓곤 당내 찬반양론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가 31일 나란히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면서 여권의 ‘경기도 대진표’가 완성됐다. 민주당이 6·1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수성’을 핵심 목표로 설정한 만큼 앞서 출사표를 낸 민주당 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경기 수원시장과의 치열한 4파전이 예상된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을 11번 언급하며 ‘이재명 마케팅’에 주력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은 문재인, 이재명 두 분을 향한 기획수사, 정치 보복을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저는 감히 말씀드린다”며 “경기도, 이재명, 민주당을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누가 더 ‘이재명다움’과 맞는지가 중요하다”며 “이재명과 안민석은 운명적이게 13세 되던 해에 경상도에서 경기도로 이사해 기질적으로 비슷하다”고 했다.
김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에서 저는 정치 교체와 국민 통합이라는 공동 가치로 이재명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며 “이번 선거에서 제가 승리하면 이재명과 함께한 경기도에서 김동연이 약속을 지키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사람의 기자회견에는 ‘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앞서 조 의원의 출마 선언식에도 참석했다. 이 전 지사가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정 의원은 “어느 분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경선에서 이긴 뒤에는 (지원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진표가 완성되면서 ‘경선 룰’을 둘러싼 신경전도 본격화됐다. 당규상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여론 50%’로 정해져 있는 경선 룰에 대해 김 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권리당원 50% 룰 때문에 바깥에서 온 사람은 불공정하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선수가 경기장에 입장하면서 경기 룰을 바꾸자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며 “입당을 결심했으면 민주당과 당원에 대한 애정과 예의를 갖추라”고 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이어졌다. 조응천 비상대책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불출마 선언을 대선 기간에 했었고, 대선에 패배했을 때 당 대표였고, 지역 연고 기반이 인천인데 갑자기 서울로 오는 것들을 감안하면 조금 자연스럽지 않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 20여 명은 송 전 대표를 추대하는 방안에 반대하기로 입장을 모았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좋은 분들이 많이 있으니 판을 벌여서 여러 사람이 나올 수 있게 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했다.
劉 “개혁보수 정치, 경기서 꽃피울 것… 李 前지사 잘한 정책은 계승”
“대선 경선 패배 뒤 정계은퇴 고민하다 결심” “경기에 연고 없다” 지적엔 “결격사유 안돼” 홍준표, 대구시장 출마… 유영하도 나설 듯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개혁보수의 정치를 경기도에서 꽃피우겠다”며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지사의 빈자리 사수에 사활을 건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도 대권주자급 후보가 출사표를 내면서 경기도가 6·1지방선거의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 유 전 의원은 지난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 은퇴를 고민했지만 주변의 설득으로 고심 끝에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4선을 지낸 유 전 의원은 경기 지역 연고가 없다는 지적엔 “경기도에는 연고가 없는 수많은 분들이 살고 계신다.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같은 날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에 대해서는 “경기도지사는 말 잘 듣는 공무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경기도 민심을 의식한 듯 “제가 경기도지사가 되면 이 전 지사가 했던 것 중 잘한 것은 계승하고 잘못한 것은 고치고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현재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과 함진규 전 의원 등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유 전 의원은 당내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해 “다른 후보들과 같은 조건에서, 당이 정한 어떤 룰이라도 그대로 수용하겠다”고 했다.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대구시장 경쟁 구도 역시 윤곽이 잡혀 가고 있다. 전날 권영진 대구시장이 차기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홍준표 의원이 이날 대구에서 “중앙정치보다 대구를 일으키는 것이 급하다고 생각했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공직선거법상 현직 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5월 2일까지 사퇴해야 하지만 홍 의원은 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선 “아직 시장도 안 됐는데 무슨 국회의원을 사퇴하라고 하느냐. 그건 난센스”라며 “시장이 되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도 4월 1일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는 메시지를 낸 만큼 ‘박심(朴心)’을 업은 유 변호사의 출마도 선거 구도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의원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까지는 이름값”이라고 견제하면서도 유 변호사를 향해선 “(박 전) 대통령을 뒷바라지해온 분이니 시민들도 높게 평가하실 것”이라며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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