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인선]4개 정부서 연이어 요직 맡아
경제-통상-외교 국정경험 폭넓어… ‘글로벌 경제안보의 적임자’ 평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73)는 40여 년간 4개 정부에서 고위 공직에 몸담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70년 제8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관세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거쳤다. 1977∼79년에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한 전 총리는 정권과 무관하게 굵직한 요직을 맡았다. 김영삼 정부에서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장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까지 맡아 당시 대표적인 ‘참여정부 사람’으로 꼽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성공적인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지만 주미 대사로 3년간 일했다.
한 전 총리가 최근 총리 후보로 거론되자 ‘올드보이’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경제와 안보의 결합이 중요해진 시대에 적임자로 꼽힌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경제, 통상, 외교 분야를 두루 경험했기 때문이다. 한미 FTA 비준 과정에서는 미국을 대상으로 ‘아웃리치(대외 접촉)’ 활동에도 전념했다. 미국의 각 지방정부 및 의회를 순회하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미 FTA로) 미국에도 일자리가 늘어난다”며 설득하는 데 공을 들였다.
다양한 분야 공직을 거친 뒤에는 2012년부터 한국무역협회장으로 3년간 일했다. 당시 그가 자주 쓰던 말이 ‘우문현답’이었다고 한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뜻이다.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그를 ‘현장을 찾아 소통하려 한 리더’로 기억하고 있다.
한 전 총리와 2년 가까이 일한 A 씨는 “원래 영어를 잘하시지만 늘 영어사전과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해외 잡지를 보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적고 암기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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