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책협의단 방미…“尹, 포괄적 전략동맹 논의 주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4일 11시 20분


“대북정책 원칙 있게 할 것”…美와 대북정책 로드맵 논의
4~7일 백악관 등 방문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박진 단장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워싱턴=뉴시스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박진 단장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워싱턴=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단장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3일(현지시간) “미국과 구체적인 (북한 비핵화) 로드맵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핵실험 재개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 출범 전 미국과 새 대북정책 구상에 대한 조율에 나선 것이다.

박 의원은 이날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과 함께 워싱턴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ICBM을 발사해 도발에 나서면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단장은 “대북정책은 원칙 있게 할 것”이라며 “상식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만들고)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만약 비핵화에 실질적으로 나서면 대북지원이나 경제협력을 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3일 서욱 국방부 장관의 ‘북한 미사일 발사 원점 정밀 타격’ 언급에 대해 “미친놈” “대결광” “쓰레기” 등 막말을 쏟아내며 “남조선에 대해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신형 ICBM 도발이나 핵실험 재개를 앞두고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윤 당선인이 미국에 파견한 대표단이 비핵화 진전을 전제로 한 대북지원 가능성을 강조하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비핵화 로드맵 논의에 나선 셈이다.

박 단장은 ‘바텀업(bottom-up)’ 방식의 바이든 행정부 비핵화 원칙과 윤 당선인의 비핵화 구상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문제가 정상들이 위에서 갑자기 결정한다고 풀리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현실적이고 중요한 검증 가능한 로드맵을 만들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추진해온 탑다운(Top-down) 방식과 달리 실무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합의한 뒤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식이 새 비핵화 로드맵의 근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대표단에 대한 윤 당선인의 주문과 관련해선 “한국과 미국이 동맹으로서 한반도의 평화 안정, 그리고 지역 및 글로벌 문제에 대해 같이 협력해 나아갈 현안들이 많다”며 “이에 대해 포괄적인 전략 동맹을 다질 수 있는 주제들을 놓고 깊고 실질적인 협의를 하고 오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될 윤 당선인의 친서(親書)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여러 가지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첫 한미 정상회담 조율에 대해선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 왔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중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안보협력체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에 한국에서 윤 당선인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5월 호주 총선 등 정치일정으로 아직 방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박 단장은 ”바이든 대통령도 아시아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한미 정상회담도 자연스럽게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박진 단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참배한 뒤 둘러보고 있다. 2022.04.04. 한미정책협의대표단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박진 단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참배한 뒤 둘러보고 있다. 2022.04.04. 한미정책협의대표단 제공


대표단은 이날 오후 방미 첫 일정으로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둘러보고 헌화했다. 정책협의 대표단에는 박 의원 외에 외교부 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부단장),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표세우 전 주미대사관 국방무관(예비역 소장),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 강인선 당선인 외신대변인이 포함됐다. 대표단은 4~7일 백악관과 국무부 등 바이든 행정부 주요 부처 관계자와 미 의회, 워싱턴 싱크탱크 주요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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