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4일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과 관련해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5월 10일 새 정부 시작과 함께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필요한 예비비 중 일부는 이번 주 임시국무회의에서 1차로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 尹 “야전 천막 치더라도 靑 돌려드려야”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당내 의원 9명과 오찬을 하며 “청와대 이전은 과거 정부에서도 그 필요성을 인정해 왔다”라며 집무실 이전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오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윤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에 대해 먼저 말을 꺼내며 의지를 밝혔다”며 “지도자로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내용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앞서 5월 10일 취임 전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을 다 옮기지 못하더라도 청와대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야전 천막’을 언급한 이유는 집무실 이전 일정과 무관하게 청와대 개방에 대한 약속은 꼭 지키겠다는 의지를 부각시키려는 취지로 보인다.
정부는 윤 당선인 측이 필요하다고 제시한 총 496억 원의 예산 중 310억 원 안팎의 예비비를 이번 주 내에 우선 처리할 예정이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교체기 ‘빈틈없는 안보’를 강조해 온 만큼 한미 연합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합동참모본부 이전 비용 등을 제외한 것이다.
다만 1차 예비비는 5일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는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는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열린 관계기관 회의 이후 “안보와 관련된 위기관리 시스템 등에 대해서는 실무적인 추가 검토와 확인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임시 국무회의를 통해 예비비를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인수위 기획위 “尹 당부한 대선 공약 챙길 것”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주재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회의 첫 회의에서도 “선거 과정에서 국민께 드린 공약을 인수위에서 검토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신속하게 약속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약 이행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국민의 공복이고 머슴”이라며 “유능하고 일 잘하는 정부가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희룡 기획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획위의 역할에 대해 “대선 과정에서 공약한 정책들이 누락되거나 인수위에서 검토하는 정책들과 동떨어지지 않는지 살피는 것”이라며 “여러 분과에 걸친 이슈는 별도로 다룰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선 과정에서 발표한 지역 공약들을 살피는 것도 기획위의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와 함께 윤석열 정부의 PI(President Identity·대통령의 브랜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광장에서 열린 한국보도사진전 개막식에서 축사를 통해 “몇 장의 사진이 우리 사회를 바꾸고 역사를 변화시킨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생전에 재판에 불출석한 채 자택 인근을 산책하는 모습을 포착한 대상 수상작을 유심히 살펴 눈길을 끌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전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한 분들이 많다”는 말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날 사진전 방문이 당시 논란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역사와 사진으로 증거 하는 모든 사실은 우리가 반면교사를 삼든 (마음에) 새기든,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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