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실에서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김태흠 의원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4.4/뉴스1
국민의힘 원내대표 도전이 유력하던 김태흠 의원(보령·서천)이 충남도지사 선거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정가에 파장이 예상된다.
김태흠 의원은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원내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날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출마를 권유한 뒤 하루만에 나온 반응이다.
김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도의 중요성을 당 지도부가 알고 있기 때문에 저를 충남지사 선거에 차출하려는 것 같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내 입장만 생각할 수는 없다”며 충남지사 출마의 뜻을 내비쳤다.
김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동완 전 충남도 행정부지사와 박찬우 전 국회의원이 일찌감치 충남도지사에 도전장을 내고 이름 알리기에 힘을 쏟아 왔다.
이들은 갑자기 당 지도부가 김 의원에게 출마를 권유하면서 경선 개최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박찬우 예비후보는 “당 대표가 직접 도지사 출마를 권유하는 행동은 경선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면서도 “도민과 당원들이 최선의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당 지도부가 공정한 경선 원칙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동완 예비후보도 “당 지도부가 경선 대신 단수공천을 선택한다면 공정과 상식에서 벗어나는 결정이 될 것”이라며 “공정한 경선룰을 통해 후보자를 선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김태흠 의원이 사퇴할 경우 국민의힘 국회의원 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3선 서천시장 출신인 나소열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꺾고 당선됐다.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실에서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2022.4.4/뉴스1하지만 김 의원이 충남도지사로 나설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고 이 경우 해당 지역구는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불과 1500여 표 차이로 고배를 마신 나소열 지역위원장에게는 재도전의 기회가 마련되는 셈이다.
김태흠의 의원의 급선회로 지방선거 판도가 출렁이는 나비효과가 예상되지만 원내대표 불출마가 또다른 나비효과의 결과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권선동 의원 당선을 높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라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원내대표가 조기 사퇴하면서 오는 8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5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원할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논리가 작동하면서 윤석열 당선자의 측근인 권성동 의원에 힘이 실렸다.
다만 당내 경선이 치러질 경우 권 의원의 당선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석패한 김태흠 의원은 원내대표 재도전이 유력했다. 김 의원은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기현 의원에 4표 뒤지며 2위를 기록, 승부를 결선 투표까지 끌고 갔다. 결선 투표에서 크게 뒤지며 원내대표 자리를 내줬지만 당선 가능성을 확인했다.
손에 닿을 듯하던 원내대표를 놓친 김 의원은 그동안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해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새 정부와 호흡을 맞출 원내대표가 필요한데 그동안 당내 입지를 구축해 온 김 의원이 원내대표에 출마할 경우 권 의원의 승리를 확신할 수 없어 지도부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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