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인사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86그룹의 맏형격인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당내 반발이 제기된 상황에서 최 전 수석의 정계 은퇴를 계기로 ‘86 용퇴론’이 다시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최 전 수석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둔다. 저의 소명을 이제 내려놓기로 했다”며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965년 경기도 가평 출생인 최 전 수석은 동국대 총학생회장을 지냈으며, 학생운동 중 세 번의 수배와 두 번의 투옥을 경험했다. 17~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중앙선거대책위 종합상황본부 1실장을 지냈다. 또 지난 2020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되는 등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로 꼽는다.
특히 최 전 수석은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국면에서 송 전 대표의 ‘이재명 편들기’ 논란을 공개 저격했고, 최근 일각의 ‘이재명 비대위원장 추대’ 움직임에 대해서도 “당분간 정치에 관해서는 삼사일언이 아니라 무사 무언이고 무행의 고요함이면 족하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당내 반발이 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 전 수석의 정계 은퇴 선언이 일종의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86그룹 중 한 명인 김민석 의원은 이날 최 전 수석의 정계 은퇴에 대해 “깊고 크게 보는 뜨거움을 지닌 드문 후배이자 늘 경청할 의견을 지닌 리더였다”며 “참으로 더 크게 우리 공동체와 정치발전을 위해 기여해가며 삶의 새 보람과 행복을 찾기를 기도한다”고 격려했다.
김 의원은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서는 “과정과 명분이 국민들이 보기에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설명을 넘어서 사과가 필요하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친문 의원이 중심이 된 민주주의 4.0연구원 이사진 13명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한다”고 직격했다.
다만 86그룹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이들을 대체할 인물도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용퇴론이 당장 현실화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86그룹의 막내 격이고, 안민석·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도 경기도지사에 도전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국회에 돌아와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최 전 수석의 은퇴 선언에 대해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제가 해석할 일이 아니다. 순수하게 자기 판단 같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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