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체 일련번호 달라, TEL(발사차량)은 열병식 때 차량 사용
화성-17형 최대 10기 이상 제작했을 수도, 추가발사 가능성 커
북한이 3월 25일 공개한 발사 사진과 영상에 등장하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2020년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공개한 4기 이외에 추가로 제작한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결론을 내렸다. 북한이 최대 10기 이상의 화성-17형을 제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이 지난달 25일 공개한 발사 사진과 영상 속 화성-17형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7형과 다른 일련번호를 가진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확인했다. 화성-17형은 2020년 10월 열병식 맨 마지막에 11축(양쪽 바퀴 합쳐서 22개)짜리 초대형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총 4기가 나란히 등장했다. 당시 이들 동체에는 ‘ㅈ07220406’, ‘ㅈ03380408’, ‘ㅈ04290912’, ‘ㅈ21260405’의 일련번호가 각각 찍혀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달 25일 공개한 사진·영상에 등장한 화성-17형의 일련번호는 ‘ㅈ03031203’이었다는 것. 다만 발사에 사용한 TEL은 2020년 열병식에서 등장한 4대(321~324번) 가운데 1대(321번)로 나타났다.
정부 소식통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4기 외에 추가로 제작한 화성-17형의 발사 장면을 지난달 25일에 공개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군은 북한이 2월 27일과 3월 5일 ‘우주발사체’를 가장해 쏜 미사일과 3월 16일 발사 직후 공중 폭발한 미사일 등 3발을 모두 화성-17형으로 보고 있다. 이어 3월 24일에는 2017년 11월 시험 발사했던 화성-15형을 또 다시 쏘고서 그 다음날(3월 25일) 화성-17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위장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25일 공개한 화성-17형의 발사사진·영상은 2월 27일과 3월 5일, 3월 16일에 쏜 것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최대 10기 이상의 화성-17형을 제작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주요 전략·전술무기는 개발 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복수의 연구팀을 가동해 단기간에 다량 생산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화성-17형도 같은 개발 경로를 밟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향후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화성-17형의 완벽한 성공을 위해 추가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국의 차기 정부가 미국과 미 전략자산 전개를 포함한 대북억지력 강화를 공언한 데 반발해 (북한이) 화성-17형을 비롯한 ICBM의 도발 횟수와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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