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의 ‘사저 정치’가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역 정가가 주목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8일 오전 7시쯤 유튜브에 올린 약 5분 분량의 동영상을 통해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유영하 변호사 지지를 선언했다.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제가 이루고 싶었던 꿈은 다 이루지 못했지만, 못다 한 이러한 꿈들을 저의 고향이자 유 변호사의 고향인 대구에서 유 변호사가 저를 대신해 이뤄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 변호사는 지난 5년간 제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저의 곁에서 함께 했다. 저의 눈과 귀를 가리고, 저와의 만남을 차단한다는 터무니없는 모함을 받고 질시를 받고도 묵묵히 비난을 감내했다”며 “저는 작은 힘이나마 보태 유 변호사를 후원하겠다. 시민 여러분도 유 변호사에게 따뜻한 후원과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의 공개적인 유 변호사 지지 선언이 대구시장 경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그가 이전 선거에서 불리한 판세를 뒤집어 승리로 이끌면서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04년 4월 총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천막당사’ 카드로 돌파했다.
2006년 6월에는 ‘얼굴테러’를 당하면서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내기도 했다.
또 2008년 4월 총선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의원들을 대거 회생시키는 등 ‘박풍(朴風) 불패’를 만들었다.
하지만 참담한 패배의 아픔도 있어 이번 대시민 메시지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그의 지역구인 달성군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석원 후보를 밀었지만 무소속 김문오 후보가 당선돼 안방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당시 불리한 판세를 뒤집기 위해 달성군에 10여일 상주하며 선거 운동을 지원했지만 ‘박풍의 위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장우영 교수는 “이번 메시지는 아주 심각한 정치적 메시지는 아니다. 인지상정상 최고의 고역 시기에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했던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 보인다”며 “다만 이 메시지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다른 형태의 행동이나 좀 더 폭발력 있는 메시지로 이어진다면 지금보다 영향이 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판도는 홍준표 의원의 독주 속에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유 변호사 등이 뒤를 쫓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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