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발표한 새 정부 1기 내각은 코로나 19 사태로 악화된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 원팀’과 실용·능력 위주 내각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선 인선 철학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 ‘경육남’(경상도· 60대· 남성)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 당선인은 새정부 1기 내각 인선 기준으로 ‘유능, 실력, 전문성’을 내걸었다. 이전 정부가 여성 비율, 지역 비율을 맞춘 것과 대조적으로 해당 영역에 대한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물을 기용해 ‘일하는 정부’를 꾸리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윤 당선인은 인선 기준에 대해 “다른 것 없이 국가와 전체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서 이끌어주실 분에 기준을 두고 선정해서 검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양성 부족 지적에도 “할당이나 안배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후보자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을 지명했다.
추 후보자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함께 ‘경제원팀’을 아우르며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거대 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낼 적임자로 평가된다.
관료 출신의 경제통인 그는 기획조정분과 감사로서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려오면서도 ‘추경은 추경호’라며 경제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최근에는 치솟는 물가가 새 정부의 최대 과제로 부상하자 현 정부에 강도 높은 물가 대책을 주문하며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추 후보자는 ‘경제 전문가’ 한 총리 후보자를 보좌하는 한편, 172석의 거대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중책인 경제부총리 자리에 정무감각을 갖춘 추 후보자만한 적임자라는데 인수위와 국민의힘 내부에 이견이 없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추경, 연금개혁, 고물가,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야당과의 협치는 필수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인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에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엔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각각 지명됐다. 이들은 전문성을 인정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엔 인수위 기획위원장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 부처 폐지가 예고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당선인 정책특보인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당선인 특별고문을 맡고 있는 박보균 전 중앙일보 부사장이 발탁됐다. 이들은 능력보다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기용됐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나눠먹기식 논공행상 인사, ‘경육남(경상도·60대·남자)’ 인사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회의 1차 회의를 열 8개 부처 장관 인선과 관련해 제 식구 나눠먹기식 논공행상 인사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본격적인 인사검증 시간이다. 한 후보자 인청 요청서가 국회로 넘어왔고 오늘 일부 내각 인선 단행됐다”며 “국정 운영 비전과 철학은 보이지 않고 내각 채우는데 급급한 주먹구구식 인사 발표”라고 지적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27명 위원 중 단 4명만 여성이었던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인수위원회에서 경육남(경상도 출신 60대 남성) 내각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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