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7차 핵실험 ‘디데이’가 윤석열 정부 출범(5월 10일) 직전 또는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정부 당국이 판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작업이 한창이지만 진행 중인 각종 정황을 종합하면 준비를 마무리하는 데 한 달가량은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 다만 북한이 이달 중에도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등을 전후해 미사일 발사 등 핵실험에 앞서 ‘징검다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 北 핵실험 다음 달 초중순 유력
11일 복수의 정부 핵심 당국자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풍계리에서 북한 핵실험 징후가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는 만큼 정찰 자산을 동원해 그 일대 감시 수위를 높이고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알려진 대로 북한이 복구에 힘을 쏟는 곳은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이미 3번 갱도 내 새로운 통로를 내기 위해 굴착하는 등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2018년 5월 외신을 초청해 보여준 풍계리 ‘폭파쇼’ 당시 무너진 3번 갱도 입구 쪽이 아닌 지름길인 ‘옆구리’를 뚫는 방식으로 복구에 나서면서 일각에선 핵실험이 이달 중순이면 가능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부 핵심 당국자는 “핵실험장 준비 상황을 고려하면 (핵실험에 나설 경우) 다음 달 초중순이 유력해 보인다”고 밝혔다. 우선 3번 갱도의 높이가 낮아 공사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 또 당국자는 “새로 입구가 건설되고 굴착 등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최근 포착된 공사 흔적 등을 냉정하게 분석해 종합하면 최소 한 달은 필요하다는 게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북한이 갱도 복구 완료 직후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수십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의 위력을 지닌 소형 전술핵 실험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 이달 중 국지 도발 가능성
정부는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역시 신형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하는 데 기술적 문제가 있어 보여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핵심 당국자는 “신포조선소에서 최근까지 신형 잠수함의 정체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당초 2019년 7월 북한 관영매체에 로미오급 개량형(3000t급) 신형 잠수함이 공개됐을 때만 해도 우리 정보당국은 건조가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 봤지만 이후 추가 동향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이에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나타나는 이상 활동들은 구형 SLBM 발사를 위한 활동이거나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다만 정부는 북한이 당장 핵실험이나 신형 SLBM 도발은 아니더라도 탄도미사일이나 국지 도발 등에 나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보고 있다. 남측 정권교체기에 맞춰 계속 긴장감을 유지시킬 목적으로 도발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장 현장 등도 철저하게 우리 정보 자산을 기만할 목적으로 위장했다면 핵실험이 이달 안에 전격 실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했다.
북한은 대남(對南) 긴장 조성 행위도 이어가고 있다. 11일 NK뉴스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측 자산인 고급 골프장과 리조트 시설을 철거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초 금강산 관광지구 안에 있는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 호텔’을 철거하기 시작한 데 이어 추가로 나타난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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