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르면 내달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달 24일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회의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내달 우리나라 방문이 성사될 경우 내달 10일 대통령직에 취임하는 윤 당선인과도 직접 만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5월24일 일본에서 만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이날 회담 뒤 배포한 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올 늦봄 일본 도쿄에서 쿼드 정상회의를 통해 만나길 기대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5월 중 쿼드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할 것이란 소식은 그동안에도 외신을 통해 전해져왔던 것이나, 회의 날짜가 구체적으로 언급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5월21일 호주 총선을 이유로 쿼드 정상회의 일정이 ‘유동적’일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됐던 점을 감안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모디 총리와의 회담에서 날짜를 ‘콕 집어’ 얘기한 데는 ‘쿼드 정상회의를 미뤄선 안 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6월에만 Δ미주기구(OAS) 정상회의(6~10일) Δ주요 7개국(G7) 정상회의(26~28일) Δ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29~30일) 등 3차례 정상회의 및 해외 순방 일정이 잡혀 있다. 또 7월엔 일본에서 참의원(상원) 선거가 치러진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은 하반기엔 중간선거(11월)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아시아 방문이 가능한 시점은 ‘현재로선 5월 말이 마지노선’이란 외교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우리 외교가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에 이은 방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역대 미 대통령들의 경우 아시아 순방 때 주요 동맹국인 우리나라와 일본을 잇달아 방문해왔기 때문이다.
정부 안팎에선 벌써부터 “쿼드 정상회의가 내달 24일 일본에서 열리면 바이든 대통령은 그 전인 23일이나 25일 이후 우리나라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 지 보름 만에 한미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역대 우리 대통령 가운데 취임 후 가장 빨리 한미정상회담을 한 사례는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으로 취임 후 51일 만이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당시 미국을 직접 방문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이 내달 우리나라를 찾는다면 우리 새 정부 출범 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방한하는 미 대통령이 된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 측은 최근 미국을 다녀온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을 통해 미 당국자들과 ‘조기 정상회담 개최’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내달 방한과 한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양측은 한미동맹 강화·발전방안과 더불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대북 억지력 강화 방안, 그리고 북한·중국 등 역내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힌미일 협력방안 등을 두루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윤 당선인이 후보시절부터 우리나라의 참여 필요성을 주장해온 쿼드 및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관련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한미 양국은 고위급 교류를 포함해 주요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해오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한미정상회담이 조속히 개최되도록 적극 노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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