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尹, 오래전 만난 것 같아…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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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2일 17시 11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 박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 박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월 10일로 예정된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요청한 데 대해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윤 당선인과 만나 “현재 건강 상태로는 자신이 없지만 앞으로 시간이 있으니 노력해서 가능한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가 밝혔다.

유 변호사는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말했듯 두 분의 대화는 굉장히 따뜻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이) 많이 웃었다”고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보고 “처음 뵙는 분이지만 화면에서 많이 봐서 그런지 아주 오래전에 만난 사람 같다”며 친근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니까 걱정돼서 잠이 잘 안 오더라”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리가 무겁고 크다”며 공감을 표했다. 이어 “당선인 시절부터 격무니까 건강을 잘 챙겨라. 대통령으로 재임하면 건강이 중요하다. 건강해야 격무를 할 수 있다”면서 윤 당선인의 건강도 염려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윤 당선인에게 “(박근혜 정부의) 좋은 정책이나 업적이 국민께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취임하면 박 전 대통령께서 하셨던 일·정책을 계승하고 널리 홍보하겠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 명예를 회복하고 국민에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고, 박 전 대통령은 감사의 표시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 박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 박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 당선인이 “참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자 박 전 대통령은 담담히 들었다고 한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앞서 방문한 경주 서문시장을 언급하며 “힘들 때마다 서문시장에 가서 기를 받는다”고 했다. 윤 당선인도 “서문시장 갔더니 기를 받은 것 같아 기운이 났다”고 화답했다.

‘달성이 몰라보게 발전했다’는 윤 당선인의 말에 박 전 대통령은 “예전의 달성을 기억하면 안 될 것이다. 그 정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의 부은 얼굴을 걱정하자 과거 습격을 당했던 일화를 나누기도 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은 대구·경북에서 몰표를 줘서 당선됐다는 윤 당선인의 말을 듣고 “대구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격무와 많은 일이 있을 텐데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현재의 외교·안보 상황에 대한 조언도 전했다. 그는 “외교·안보 울타리가 튼튼해야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한다”면서 “지금은 국내에서 혼자 하는 시대가 아니고 여러 나라와 신뢰를 맺어 윈윈(Win-Win)해야 나라가 발전하는 시대다. 안보와 경제도 신뢰 속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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