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2차 내각 인선 발표 예정일을 하루 앞둔 12일 “(내부 정리에) 진통이 강한 부처 1, 2곳을 제외하면 내각 후보자 검증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에 비정치인을 임명한다는 기조를 깨뜨릴 수 없다”며 인사 초기에 세운 원칙이 유지됐다고 밝혔다. 다만 행안부 장관 후보 물망에 올랐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핵심 측근 이태규 의원이 인수위원직을 사퇴하는 돌발 변수가 불거지면서 인선안이 막판까지 흔들리는 기류도 감지됐다.
○ 변수는 정치인 포함, 친안철수 그룹 입각
윤 당선인은 이날 1박 2일간의 대구·경북 행보를 마친 뒤 서울로 돌아와 인선안을 두고 최종 고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후보자 지명을 앞둔 부처는 총 18개 부처 중 1차 인선에서 빠진 부총리 겸 교육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행안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10곳이다.
외교안보 라인은 일찌감치 윤곽이 잡힌 상태다. 외교부 장관에는 박진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용 의원은 주미 대사로 기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앞서 9일 밤 두 인사에 관해 보고를 받고도 끝내 결심은 하지 않아 10일 1차 발표에선 제외됐다고 한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외교가에서는 조 의원을 장관으로 추천하는 기류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다만 박 의원의 ‘중량감’이 막강해 장관 후보에 앞서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정치인 입각의 경우 변수가 많은 상태다. 인수위 권영세 부위원장의 입각 가능성은 막판까지 거론된다. 나경원 전 의원은 환경부와 통일부 후보군에 들어갔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인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농식품부 장관 후보로 검토됐지만 고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 장관엔 통계청장을 지낸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는 이연승 전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언급된다. 여기에 막판 변수는 친안(친안철수) 인사들의 입각 여부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태규 의원의 입각 고사로 막판 변수가 돌출했다”고 전했다. 안 위원장은 대선 당시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를 교육부 장관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 법무-행안 “비정치인” 원칙…“2024 총선까지 겸손해야”
윤 당선인 측은 행안부와 법무부에 정치인 출신 장관을 배제한다는 원칙을 고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대선에서는 승리했지만 총선이 있는 2024년까지는 정권 교체가 다 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중립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정치인을 행안부 장관에 앉힌 사례를 답습하지 말고 겸손하게 가야 한다”고 했다.
행안부에는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위원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순애 교수가 거론된다. 박 교수는 환경부 장관 후보군으로도 꼽힌다. 법무부 장관에도 비정치인이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과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 등이 후보군이다. 한 전 검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하마평에 오르던 몇몇 인물은 인사 검증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의 경우 막판까지도 당선인 의중을 알기 어렵다”고 했다.
새 정부 내각과 대통령실 주요 인선에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대거 오르내린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조력을 받은 점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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