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연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무단 겸직, 부적절한 칼럼 논란 등에 이어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아빠 찬스’가 작용했다는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 ‘아빠 병원’서 봉사활동 후 의대 편입
정 후보자의 딸(29)은 2017학년도에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했다. 아들(31)은 2018학년도에 신설된 지역 인재 특별전형을 통해 편입했다. 각각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과 원장으로 근무하던 시점이다.
14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경북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두 자녀는 편입 당시 경북대병원 봉사 활동 이력을 제출했다. 지원서에 따르면 두 자녀는 2016년 1월 11~15일과 7월 25~29일에 걸쳐 총 20차례, 70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했다. 아들은 2015년 1월 19~23일에도 15시간 봉사활동을 했다.
아들은 경북대 전자공학과 졸업(2016년 2월)을 전후해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 논문 2편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것도 지원서에 적었다. 경북대 산하 U-헬스케어 융합 네트워크 연구센터에서 수행해 각각 2016년 4월과 8월에 등재된 논문이다. 두 논문 저자 중 학부생은 정 후보자 아들뿐이다.
이들이 의대에 편입할 당시 모집요강에 따르면 봉사활동과 논문 참여 내역은 200점 만점의 서류전형에 반영되는 평가 요소였다. 딸은 서류전형에서 합격자 33명 중 28위(171점), 아들은 특별전형 합격자 17명 중 7위(183점)였다. 둘은 각각 최종 석차 27위(800점 만점에 744.86점)와 5위(751.07점)로 합격했다.
● 후보자 “특혜 없어”
정치권 등에선 정 후보자 자녀들이 아버지의 자리를 활용해 의대 편입을 위한 ‘스펙 쌓기’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오영환 의원은 14일 논평을 내 “공직이 문제가 아니라 사법처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결정에 반발해 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검찰이 정 후보자 자녀의 의혹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라고 썼다.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를 비판해 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SNS에 “가즈아. 조국 시즌2 국힘 편”이라고 비꼬았다.
정 후보자 측은 제기된 의혹들에 반박했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후보자 딸의 학사성적은 33명 중 16위, 영어성적은 11위 등 객관적인 성적이 우수했다”며 “아들은 학사성적과 영어성적의 합산 점수는 17명 중 1위였다”고 밝혔다. 또 “자녀들은 병원 사회사업실을 통해 자원봉사를 신청했으며, 신청자 대부분에 기회가 부여된다”며 “아들의 논문 참여도 의대가 아닌 공대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이뤄져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 시절 방사선사의 비정규직 근무 경력을 호봉에 반영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것을 놓고 비정규직 차별 논란도 일고 있다. 지역 일간지에 연재한 칼럼 중 “출산이 애국”,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이라는 내용이 보건복지부 수장이 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진료처장 시절 병원장 허가 없이 새마을금고 이사장 직위를 겸직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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