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의 지방권력을 결정하는 6·1 지방선거가 17일로 꼭 45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주요 정당의 지방선거 공천 심사 또한 이에 발맞춰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선 총력전’에 들어갔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 집권 초기 국정운영 동력을 좌우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 간 20대 대선 득표 격차인 0.73%포인트(p)의 초박빙 승부 분위기가 지방선거에서도 그대로 이어질지, 혹은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현상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그야말로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2라운드’ 격인 ‘미니대선’이 치러지는 것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곳은 경기도다. 대선 때 수도권 중 유일하게 이 고문이 윤 당선인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이 고문의 ‘텃밭’이다. 민주당에서 경기도지사 후보자를 선택할 때 ‘이심’(李心)이 물밑에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런 점들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5선 중진 안민석, 조정식 의원 등이 경선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대선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과 윤 당선인의 최측근 김은혜 의원이 뛰고 있다. 경기도에서 패하면 민주당의 당내외 기반은 급격히 흔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에 따라 경기도에서만큼은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또한 관심사다. 사상 첫 ‘4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현 시장(국민의힘)에 대해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박주민 의원, 김진애·정봉주 전 의원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주당은 다만 서울시장 후보자로 좀 더 ‘경쟁력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곳을 전략선거구로 지정,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의 무게감 있는 중진 정치인들에 대한 차출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영남권에서는 국민의힘, 호남권에서는 민주당의 무난한 승리가 각각 전망된다. 충청권(대전·충남·충북·세종)에서는 현역 단체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또 상당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 ‘국정 안정론’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곧 야당으로 신분이 바뀌는 민주당은 ‘정권 견제론’을 강조하고 있다. 정당 지지도는 팽팽하다. 지난 12~14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40%, 더불어민주당은 39%로 조사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이런 가운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 및 현재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 인사 문제가 민심 향방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강행 추진하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이 사안은 자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이준석 대표는 “검수완박은 지민완박(지방선거 민주당 완전 박살)”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후자는 반대로 국민의힘 측에 불리한 요소로 볼 수 있다. 윤 당선인의 ‘40년 지기’ 정 후보자는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병역 비리 의혹을 중심으로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논란들에 대한 해명 요청을 받고 있는 상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지방권력을 교체해야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선거”라며 “(반대로 이번 대선 당시 국민의힘에) 아슬아슬하게 진 민주당의 경우, 지방권력만큼은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했다.
이어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로 인해 지금은 윤 당선인이 전체적으로 상황이 유리하나, 이 국면이 6월1일까지 갈 것이라고 장담하긴 이르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인사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가 산뜻하게 출발할 수 있을지는 인사청문회에 달려있다”며 “국민들은 검수완박 등 다른 문제보다도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인물들에게 가장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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