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전술핵으로 협박…“차원 다른 위협” 우려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8일 11시 53분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상대의 공격을 억지하는 전력으로만 여겨졌던 핵무기가 실전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술 핵무기 사용 우려는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에서 먼저 제기됐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번스 국장은 지난 14일 조지아공과대학 연설에서 “누구도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 사용 위협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미 CNN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를 쓸지에 관해 나뿐 만이 아니라 온 세계, 모든 나라가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지만 (핵무기 사용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것은 우크라이나에만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도 문제”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에서는 개전 뒤 처음으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략 폭격기를 동원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이 전술 핵무기를 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커졌다.

공교롭게도 러시아에 이어 북한이 전술 핵무기를 꺼내들었다. 최근 국제 사회에서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 사용을 놓고도 손을 맞잡는 모양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지난 17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신형 전술 유도 무기 시험 발사 참관 소식을 전하며 이를 핵 전투 무력으로 규정했다.

매체들은 “총비서 동지께서는 전망적인 국방력 강화에 관한 당 중앙의 구상을 밝히시면서 나라의 방위력과 핵 전투 무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 데서 나서는 강령적인 가르치심을 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 전투 무력이 곧 전술 핵무기라고 설명했다. 매체들은 “당 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개발돼온 이 신형 전술 유도 무기 체계는 전선 장거리 포병 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술 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술 핵무기는 개별 전투에서 활용되는 비교적 위력이 작은 단거리 미사일용 핵탄두를 의미한다. 반면 전략 핵무기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폭격기 탑재 순항미사일(ALCM)에 장착하는 중장거리용 고위력 핵탄두다.

전술 핵무기가 전략 핵무기에 비해 위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실제로 사용되면 그 파장은 엄청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핵무기가 실제로 전장에서 쓰이면 이는 기존 세계 핵 비확산 체제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아울러 전 세계 각지에서 핵무장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술 핵무기 확보 주장은 그간 북한이 해왔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라고 보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은 이번 전술 핵탄두를 탑재하는 단거리 신형 전술 유도 무기의 개발을 통해 남측에 대한 핵 위협을 지속적으로 가하고 조만간 실질적 운용이 가능한 핵무기를 보유하면 언제라도 남한을 일격에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또 “정권 교체기에 새로운 정권에 대한 기선 제압을 위한 엄포이자 우리나라에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실체적인 핵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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